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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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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릴로디 (Freelody)

앨범유형
싱글/EP , 인디 / 가요
발매일
2018.09.22
앨범소개
[가을 데이트]로 완성된 프릴로디(Freelody) ‘어쩌다 보니 청춘 사계절’
흔하다고? 계절도 알 수 없는 모호한 시간을 보낸 그대 탓일 뿐, 청춘은 잘못이 없다.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드는 더위가 지나갈 무렵, 조금 일찍 프릴로디의 노래를 받아들었다. 자자 심호흡하고. 여기 가을의 문턱에 선 아티스트의 마음을 담은 한 곡이 도착했으니. 재생을 누르기 전 만든 이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 읽는 것은 마땅한 예의다. 내심 기대를 하기는 했다. 봄 배경이 분명한 그림이 있었고, 역시 여름은 밤이 아니겠나 싶은 순간과 커피 내음 킁킁 찾게 만드는 겨울 정경이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가을’ 풍경이 아닐까 하고. 

어느 날 나에게 온 ‘그녀’는 첫 번째 싱글 ‘One day’를 들려주며 얼마 전 만난 그 녀석이 좋다며 희희낙락하는가 하면, 두 번째 싱글 ‘카라멜 커피’로 달콤하기 이를 데 없는 카라멜 향을 풍기면서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세 번째 싱글 ‘말괄량이’에는 넘어지면 어쩌나 싶은 그녀의 와다다다 위태한 아침과 친구들의 걱정은 아랑곳없는 호탕한 웃음소리가 담겨있는가 하면 네 번째 싱글 ‘여름Bomb’에서는 여름밤 빛나는 거리를 함께 걸으며 즐기는 사람 구경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다섯 번째 싱글 ‘겨울이 오면’에서 나는 그녀의 다채로운 매력에 사로잡혀, 지나간 한 해와, 겨울을 추억하며 마음을 덥히는 온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언제나 빛을 이야기하고, 밝음 속에 서 있다. 비관적 개인인 이 글쓴이는 사람이 어떻게 그러냐며 고개를 갸웃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말한다. 너도 이리로 오라고. 삶의 많은 각과 모서리는 결국 모여서 우리를 더 아름답게 만들고 웃을 힘을 준다고. 보컬 이슬의 맑은 목소리는 그렇게 듣는 이 자신도 모르게 밝은 곳으로 발을 내디디고 싶게 만든다. 피아니스트 박에녹은 그것을 뒷받침하여 단단하고 간결한 키보드 소리로 설득한다. 그래서 프릴로디는, 그들의 여섯 번째 싱글 ‘허무맹랑 히어로즈’와 같이, 글쓴이에겐 영웅이다.

3분 내외라는 짧은 시간 동안 듣는 이를 하나의 이미지 안으로 밀어 넣는 노래야말로 잘 조형된 대중가요다. 연주로 만들어낸 세계 안에서 이 팀이 보여 주는 조화는 쌓인 시간과 협업으로 질기고 단단하다. 이번에 그녀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어느 완벽한 가을날의 데이트로 나를 데려간다.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는 한강 바람을 느끼며 드라이브 중이다. 청자를 흐뭇하게 하는 시원한 이미지를 소리로 보여주는 이들의 3분, 이제 만 3년인 이 팀을 신뢰하는 이유다.

더욱 자연스러워진 보컬과 더욱 섬세해진 사운드는 프릴로디의 노고를 드러내 주어 뿌듯하다. 힘겨운 여름을 보낸 후 선물처럼 주어지는 이 노래, 프릴로디의 ‘가을 데이트’이다.

재즈 피아노를 전공하고 뮤지컬과 타 아티스트의 전문세션으로 활동하며 부쩍부쩍 역량을 키우고 있는 박에녹은 2017년 앨범 ENOCH 작업 이후 한층 상승한 프로듀싱 능력치를 드러내고 있다. 또, 박에녹을 만나면서 차분히 잘 다니고 있던 번듯한 직장을 밀어놓고 노래와 작사에 이어 프로듀싱까지 손대기 시작한 명랑한 보컬 이슬의 성장이 즐겁다. 유명 뮤지컬과 콘서트 세션 리스트를 자랑하는 기타리스트 박서현과 베이시스트 배영근의 연주는 경쾌한 느낌이 강했던 프릴로디의 사운드에 깊이와 명암을 더해 준다. Young Vinyls의 프로듀서이자 래퍼 Insane에서 이제는 솔로 뮤지션으로 돌아온 래퍼 Mxxg 특유의 중저음은 보컬의 대척점에 서서 가을의 성긴 질감을 드러낸다.  

프릴로디의 노래에는 ‘계절’이 있다. 
맑아도 흐려도, 더워도 추워도 꿋꿋이 웃는 청춘의 멜로디가 있다.

이렇게 해서 글쓴이가 생각해 보는, 프릴로디의 ‘어쩌다 보니 청춘 사계절’ 시리즈가 완성되었다. 지난 3년 한결같이 청춘스러웠던 발랄하고 포근한 세계가 완결되었다. 의도하거나 목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간을 살아내는 음악인 둘이 살아온 일상이 담겼다.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비가 오거나 흐리면 또 그런대로. 프릴로디는 조용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며 성숙하는 중이다. 세상은 아름답고 당신은 더 아름다우며 우리의 계절은 언제나 밝게 빛나는 청춘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자기들의 사계절을 들으며 새롭게 만들어나갈 청자의 다섯 번째 계절을 응원하면서. 

플레이리스트 담자스라. 청음을 권한다. 

소개와 평론 by 작가 이잠

■ 크레딧

Composed by 박에녹, 이슬
Lyrics by 박에녹, 이슬
Arranged by 박에녹, 이슬
Rap by Mxxg
Chorus Arrangement by 제이든(JaydeN)
Chorus by 제이든(JaydeN)
Piano by 박에녹
Organ by 박에녹
Drum Sequencing by 박에녹
Guitar by 박서현
Bass by 배영근
Album Jacket Design by Studio Eden
Guitar Recorded by 김태호 @ Groove N Balance Studio
Mixed by 김태호 @ Groove N Balance Studio
Mastered by 최효영 @ SUONO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