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야광별

야광별

공유하기

강백수

앨범유형
싱글/EP , 블루스/포크 / 가요
발매일
2018.11.16
앨범소개
"그립고 애틋하고 두려운 나날들의 기록"
노래하는 시인 ‘강백수’ 2.5집 [야광별]

지금은 재건축을 위해 헐어버린 서울특별시 강서구 염창동의 어느 건물 106호에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계단 7개 내려가는 1층 같은 깔끔한 반지하’라고 소개된 월세 40짜리 방에서 나는 2년 5개월을 살았습니다. 동쪽으로 뚫린 창으로는 이웃집 담벼락만 보였고 아침 여섯시부터 열시쯤까지 해가 들었습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어둠속에서 천장 가득 희미하게 빛나던 플라스틱 야광별들. 나는 이따금 그 좁아터진 방 좁아터진 싱글침대에 누워 저 조악한 별들을 천장에 붙여 놓고 간 전 세입자를 생각했습니다. 먼지 쌓인 우편함에 자주 배달되던 제3금융권의 빚독촉 우편물. 그의 이름이 찍힌 그 봉투들 덕에 나는 그가 나와 나이가 같은 사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 앨범에 담긴 노래들은 그 방과, 나와, 그와, 또 그런 방에 살았던 누군가들을 위한 노래입니다. 거기 누워 천장에 붙은 야광별을 바라보다 잠들던 이들의 그립다가, 괜찮다가, 좌절하다가, 사랑하다가, 두렵다가, 막막했을 마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입니다.
그래도 반지하는 눅눅하지만 시원했고, 갑갑했지만 따뜻했습니다. 거기서 좋은 기억들도 많았습니다. 그와 나의 남은 시간들이 견딜 만 한 날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늦가을, 강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