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정보

싸이 (Psy)

싸이 (P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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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유형
남성/솔로
스타일
댄스
데뷔
2001년 /
아티스트 소개

매체에 의해 '엽기가수'라 명명된 싸이(Psy)(본명: 박재상)는 독특한 방법론을 구사하는 힙합 가수다.


싸이는 두 가지 방법론을 동시에 펼쳐 보인다. 하나는 키치(kitsch)화된 촌스러움이며, 다른 하나는 눈치보지 않는 직접어법이다.


TV에 등장하는 그의 외모는 찢어진 눈매에 도톰한 뱃살, 밤무대에 적합한 의상으로 무척이나 유행에 뒤떨어진 모습이다. 비주얼이 최고인 요즘 시대에 싸이의 언밸런스는 일부러 시대를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무대매너는 또 어떠한가. 늘씬한 여자 백댄서들을 대동한채 괴상하다 못해 처절해 보이는 안무를 펼쳐 보인다. 미추(美醜)의 대비 개념이 선명하다. 그래서 엽기가수란 닉네임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싸이란 이름은 싸이코의 준말이라 한다. 그의 앨범제목도 다. 앨범 제목이나 그의 이름에서부터 '자기비하'적인 냄새가 난다. 이처럼 의도적인 천박함은 그러나 정체된 가요계에 신선함을 공급하고있다. 그의 연출된 무대매너도 특이하지만 정작 싸이의 가장 큰 강점은 직설적 가사다. 여과하지 않은 감정을 거침없이 랩으로 쏟아낸다. 그의 랩은 무척 공격적이며, 또 선동적이다. 공격대상은 우선 앵무새처럼 립싱크를 하는 가수들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그들은 '원숭이'다.


1집의 인트로에서 싸이는 그 '원숭이'에게 "판 틀려거든 입이나 맞추던가"라고 충고한다. 또 "뻔한 결과에 감격한 듯 울고불고 / 예상 못했다. 감사하다. 여러분 덕분이다 / 뻥칠려거든 침이나 바르던가"라며 그들의 허위를 조롱한다. 마지막에 가서는 청취자들을 향해 "이제부터 내가 원숭이들과 뭐가 다른가 여러분이 평가해"보라는 주문도 잊지 않는다. 히트곡 '새'에서는 비판대상이 엄숙주의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로 짐짓 확대된다.


"좋지만 얄밉고 이쁘지만 열 받게 구는 당신 / 나 갖다가 너는 밤낮 장난 하냐? / 나 한순간에 새됐어. 당신은 아름다운 비너스 / 당신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까운 거야. 이 10원짜리야" 그의 말대로라면 이 곡은 "타산적으로 사람을 만나려는 세태에 대한 고발"이다. 이처럼 위선에 쌓인 기성사회를 꾸짖는 데 섹슈얼리티가 빠질 리 없다.


앨범 재킷부터 벌거벗은 여자와 붉은 혀, 성기 등 섹스의 상징으로 장식돼있다. 수록곡 '아이 러브 섹스(I Love Sex)'에서 그는 "Fucking 그렇지 그게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유지. 쉬쉬할 필요는 없지"라며 가식과 허위를 질타한다. 음악적으로 싸이는 힙합의 주요 특성인 샘플링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표곡 '새'는 바나나라마(Bananarama)의 고전 'Venus'를, '라이프(Life)'는 'More Than Word'로 유명한 록밴드 익스트림(Extreme)의 3집 수록곡 'Rest In Peace'를 각각 샘플링 해놓은 곡이다. 싸이의 구어체 어법은 빛난다. 익숙한 느낌의 차용인 샘플링과 무리하지 않는 각운(라이밍)도 재미있다.


이러한 점은 조PD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싸이는 조PD와는 좀 다르다. 조PD가 철저히 숨는 전략을 택했다면 싸이는 방송3사의 오락 프로그램을 순회하며 최대한의 노출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는 옛말을 몸소 실천하는 것인가?


얼마 전 네티즌을 상대로 '가장 지적인 이미지의 연예인'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서 싸이는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직설적 가사와 진지한 태도가 네티즌들에게 어필한 듯 보인다. 하지만 싸이를 가치 판단하기는 좀 이르다. 그는 이제 겨우 1집만을 내놓았을 뿐이다.


그의 직설적 가사도 더 오랜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검증해야 한다(사실 그의 '키치'도 삐삐 밴드 등이 이미 시도한 것들이다). 그것이 의도된 쇼맨십이나 배설에 머무를지 아니면 진정성을 획득할지 지켜보자. 그렇지만 너무 심각하게는 말고 그를 즐기면서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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