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손 (Teaser)

프리스타일 2016.01.04 7
내 곁에 없다면 
무슨 소용 있나요?
그대 눈 속에 없는 
내가 무슨 소용인가요.
점점 차갑게 식어버린 손길도 
난 그리워요.

하얗게 얼어붙어 
말하기도 힘들어.
너와 숨 쉬는 곳 
가방에 구겨 넣어. 짐을 들어.
익숙해. 이곳의 모든 물건.
내 체취와 기억이 담긴 
좋은 날의 추억.
세상은 마치 날 버린 것만 같아.
오늘따라 맑은 하늘이 
날 비웃는 것 같아.
솔직히 자존심은 있어도, 
당장은 너 없는 내일이 
조금 두려워.

어깨에 손 올리면 
내 품에 기댔고
너의 눈을 바라볼 때면 
미소로 답했어.
이제는 손 올리면 
몸을 애써 뒤로 해.
넌 나와 눈이 마주칠 때면 
아래로 향해.
확실히 평소와 다른 말투.
어색한 목소리가 반복되는 
불편하고 불안한 거 
말 안 해도 알아.
이제 날 지우려고 
애쓰는 거 알아.

내 곁에 없다면 
무슨 소용 있나요?
그대 눈 속에 없는 
내가 무슨 소용인가요.
점점 차갑게 식어버린 손길도 
난 그리워요.

다를 게 없이 너는 웃고 있는데
잡은 손은 너무 차가워.
따뜻했던 온기는 없고 날카로워.
수백 번, 내 것이라 생각했던
그 웃음도 영혼 없이 
껍데기만 홀로 남은 채로.
화장이 좀 짙어. 
뭐 좋은 일 있어?
다른 사람 같아. 
왠지 뭔가 달라.
오늘따라 너는 참 예뻐 보여,
나를 떠나려는 사람치고는 
행복해 보여.  

오랜만에 모처럼 
넌 행복한 것 같아.
왠지 모를 네 표정에 
설레임이 꽉 차.
말 한마디 못하겠어. 
그 흔한 내색도
그저 너에 뒷모습에 
긴 한숨만 내뱉어.
잡힐 만큼 가깝지도 않아.
나 같은 거 맘속에도 
없다는 거 알아.
나 역시 사람인데 그걸 왜 몰라.
얼마 못 가 그 미소, 
칼이 될까 겁나.

내 곁에 없다면 
무슨 소용 있나요?
그대 눈 속에 없는 
내가 무슨 소용인가요.
점점 차갑게 식어버린 손길도 
난 그리워요.

오늘도 시간이 난 
멈추기를 바랐지.
잊어버릴 수 없는데, 
어떻게든 그댈 찾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 
나도 나를 어떡할 수 없었어.
뿌리쳐진 차가운 손길마저도 
난 너무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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