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e

던말릭 (DON MALIK) 2017.11.16 49
내 생일날 할머니 상을 
치른 걸 기억하지
아빠의 두 눈은 우느라 
부었고 몸살감기 
편의점에서 약을 사 가져간 
장례식장을 차게 식은 밥만 먹고 
두 시간 만에 나와 촬영하러 가
모든 죽음은 내겐 
그냥 거짓말 같았지 
돌아가신 내 할아버지 
발인 전까지
그래도 바뀐 건 크게 없어 
내 삶의 방식
그냥 알을 깨듯 깨달은 거 같아 
중요한 거 몇 가지
피를 흘려 너도 나도 
안 흘려도 죽어 언젠간
하지 않기엔 아깝고
하기에는 좀 무서워했다간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거 
그거 죽어도 싫지
인정하는 게 첫 번째 내일이 
내가 숨 거둔 뒤일지 몰라
난 그래서 밤을 새서 
삶을 새겨 잠은 됐어
누군가의 머리 속 안과 
레코드판 돌아가듯 
돌아가는 지구와 태양 
그 사이에 내 목소리가 
남기를 바라며 
넘치는 생각을 쏟아

Touche
남들 다들 속을 몰라도 
내겐 거짓말 하지 말아줘
Touche
난 진짜로 아파할게 될 걸 
결국에는 다 믿고 말아서

Touche 후회하겠네 그 때 가서
내가 내가 말했냐 안 했냐 어?
Touche 후회하겠네 그 때 가서

믿음은 무기니까 
그 이름엔 피가 떨어져
난 미소를 줄게 
너희에게 줄 시간 없어서
씩 웃고 지나가 
심각한 일 아닌 표정으로
진짜 딱 내게 무게감은 
고 정도기 땜에
내 행동거지 가볍게만 조심했네 
근데 그럴 이유 없더라
내가 맞을 건 다 맞어왔고
한방 크게 때리면 틀렸던 건 다 
연예인덜 전과보다도 
더 쉽게 잊혀져 왔으니 
내 펜 굴릴 건 딱 하나 
ㅈ되는 거 만들 때에 
그 이후에 내게 쏟아지는 
단어 "touche"
ㅈ까는 소리였다는 거 
아는 건 시간 문제
자극에 무감각해 멸망의 
중간단계에 다 서있고 
내 호언장담은 그때는 구라 같네
모두들 눈 감고 앞으로 
걷고 있다고 믿어 다
눈 똑 뜨고 뒤 돌아보면 
비틀거리던가
제자리만 뺑뺑 돌고 있었잖아
내 직업이 하는 일은 
그거 슬쩍 훔쳐보는 건데
그러다 보니까 난 눈먼
 애들에겐 나쁜 놈 돼
거지같은 말장난으로
하는 거짓말보단 나아
그냥 믿지 말어 차라리 
보여줄 테니 좀만 참아

그리고 
내가 내가 말했냐 안 했냐 어?
Touche 후회 하겠네 그때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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