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니

김목인 2017.11.28 53
밖으로 나와 좀 걷다 보니
그냥 그런 생각이 드네
참 오래 연락을 못한 이름들이
가슴 한 켠에 떠올라 

한 동안 바쁘게 살다 보니
언제 이렇게 시간은 갔나
왜 그리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섭섭해 하는 것인지

아, 인생의 밀린 일이여
하지만 오늘은 왠지 
양보할 수 없을 것 같아

큰 길로 나와 좀 걷다 보니
금방 또 그런 생각이 드네
하늘에 구름이 없는 날들을
본 게 언제 적 일인지 

가만히 바라보며 걷다 보니
언제 이렇게 문자는 왔나
미처 확인을 못한 채 빨아버린
세탁기 속의 돈처럼

아, 인생의 밀린 일이여
하지만 오늘은 왠지
양보할 수 없을 것 같아

한참을 망설이다
들어가 본 식당의
할인 시간은 끝났고
모처럼 시켜 본
맥주 한 잔은 어딘지
생각과 많이 다르네

계산을 하고 나와 걷다 보니
어디 딱히 갈 곳도 없고
저 많은 건물에 붙은 간판들이
다 무슨 소용이 있나

아, 인생의 밀린 일이여
하지만 오늘은 왠지 
양보할 수 없을 것 같아

아, 인생의 밀린 일이여
하지만 오늘은 왠지 
양보할 수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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