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나원주 2018.02.21 73
노을빛 이내 숨어 버리고
달이 가득한 그 길에 서서
내게 다가오는 사람을 찾는다

너무 조급했던 헤어짐에
늘 보던 얼굴 늘 하던 말들
여기 머금은 채 다 저대로 있다

더딘 걸음 어느새
멈춰 서서 기다리게 한다

내게로 돌아온다
사랑은 꽃이 되어
향기를 낸다 날 물들인다
여전히 너는
나의 날 속에서 살고 있다

내 맘 알고 있을 너
떠올리며 기대하게 된다

내게로 돌아온다
추억은 달을 담아
나를 비춘다 선명해진다
여전히 너는
나의 날 속에서 살고 있다

돌아서 가는 만큼
더 멀어질까봐
떠나지 못한다 여기
사랑이 고여 있다
시간은 나를 닮아
더디게 가다 멈춰버렸다
언젠가 우리
이 길의 끝에서 마주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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