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이 밤을

난방을 때고
전기장판을 켜봐도
내 마음은 한기로 가득해
가위에 눌려요
눈을 감으면 온통
차가운 말이 들려와
찡그린 미간을
펼 수가 없죠
당신에게 좋은 걸
주고 싶은 내 마음은
한 번의 실수로 또
물거품이 되고 말았죠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
그대 마음의 출발시간에
난 지각한 듯해
진심을 전하기엔 이미 늦었나요
여전히 내겐 사랑뿐인 걸
믿어줄 수 있나요

혼자 이 밤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죠
감은 눈으로
한 시간이 지나간 듯해요
혼자 이 밤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죠
보이지 않는 악마가
곁에 있는 듯해요

자꾸 실눈을 떠서 확인하네
천장에 달린 등이
떨어질 것 같네
어둠 속에서
누가 날 찌를 것만 같네
떨면서 천마리 째 양을 세
나의 존재 이유를
좀처럼 찾지 못해서
이 섬에서 외로이
살려달라고 외쳐
희미한 발자국 소리 같았던
시계 초침 소리가
초원 위 동물 떼처럼
내 귀로 달려들어
긴 긴 밤 난 착각했던 걸까
별처럼 빛나는 게
나일 수도 있다고
당신의 입김은
이미 날 불어 껐고
나는 꺼져야 하는 존재인 거야
날 필요로 해줬음 좋겠어
이 깜깜한 화구통 속에서
나를 꺼내줘 꺼내줘
다시 나를 꺼내줘 사용해줘

혼자 이 밤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죠
감은 눈으로
두 시간이 지나간 듯해요
혼자 이 밤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죠
보이지 않는 악마가
곁에 있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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