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유령 (180603)

박영환 2018.07.23 18
두부를 자르던 오후에
난 유령을 보았네
뿌연 햇살, 먼지 위로
난 유령을 보았어

두부를 부치던 오후에
난 유령을 보았네
고소한 냄새, 그 위로
침을 삼키는 너를

두부, 유령과 마주 앉아
늦은 아침을 먹었네
보이지 않는 그 얼굴 너머
난 유령을 보았어

두부, 유령은 날 좋아해
그 옛날의 너처럼
두부, 유령은 날 떠나가
그 옛날의 너처럼

유령도 떠나간 밤에는
난 거리에 있었네
얼굴 없던 그날처럼
난 거리에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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