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b-Tones

Kamasi Washington 2018.10.24 23
새로운 시대의 재즈 아이콘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
그가 창조한 새로운 두 개의 세계관 [Heaven and Earth]
2018년 8월 16일 무브홀 내한 공연 확정

테너 색소폰 연주자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은 충실한 재즈 아티스트였지만 오히려 재즈 바깥 분야에서 더욱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의 음악에는 재즈를 기초로 힙합과 클래식, 그리고 R&B적 요소들이 혼합되어있었고 따라서 재즈를 크게 즐기지 않는 젊은 층들 또한 어느 정도 음악적 깊이가 있는 곡들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앨범을 손쉽게 받아드릴 수 있었다. 

다수의 베테랑 뮤지션들이 카마시 워싱턴의 젊은 재능을 눈여겨보면서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웨인 쇼터(Wayne Shorter), 케니 배럴(Kenny Burrell) 등의 재즈 거장, 그리고 로린 힐(Lauryn Hill), 스눕 둑(Snoop Dogg) 등이 백 밴드 멤버, 레코딩 세션에 그를 기용하기에 이른다. 무엇보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 썬더캣(Thundercat), 그리고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 같은 동년배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새로운 씬을 형성해갔고 그 무리 안에서도 유독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플라잉 로터스의 레이블 브레인피더(Brainfeeder)에서 발매한 총 3장짜리 170분의 대서사시 [The Epic]은 재즈 씬에 있어 그야말로 하나의 사건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등장하자마자 각종 매체의 호평이 이어졌고 2015년 연간 차트를 석권하면서 앨범은 큰 화제를 모았다. 이는 재즈, 더 나아가 음악의 미래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낡고 정통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어 더욱 놀라웠다.

영 턱스(Young Turks)로 거처를 옮겨 2017년 공개한 EP [Harmony of Difference] 역시 이례적인 주목을 받았다. 영 턱스에서 재즈 아티스트와 계약한 것도 특별한 일이었지만 사실 재즈와 관계 없는 다수의 레이블들 또한 그를 잡고 싶어했을 것이다. 특히 13분에 달하는 'Truth'의 경우 감동적인 피날레를 장식했는데, 올해 코첼라(Coachella) 페스티벌에서 오케스트라까지 대동해 이 대곡을 연주할 때는 그야말로 진풍경이 펼쳐졌다. 

어느덧 씬의 거물로 성장해버린 카마시 워싱턴이 [The Epic]에 연결되는 또 다른 블록버스터 레코드를 가지고 돌아왔다. 전작만큼 3장까지는 아니지만 이번에는 [Heaven], 그리고 [Earth]의 2매 세트(LP는 4매 세트)로 구성시켜내고 있다. 앞서 직접 설명하고 있듯 카마시 워싱턴은 현실 세계와 내부의 우주를 충돌시켜내고 있다. 세계의 구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더욱 깊게 탐구한 본 작에서 현세의 혼돈에 대한 그의 고찰, 그리고 그가 품고 있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촘촘하게 그려내려 한다. 참고로 앨범 커버 사진은 모칠라(Mochilla) 소속의 B+와 한국계 마이크 박(Mike Park)이 촬영한 것이다.

[Later... with Jools Holland] 쇼에 출연해 라이브로 선보였던 'Fist of Fury'는 [정무문]의 테마를 뼈대로 확장시켜내면서 장중하게 앨범을 여는 역할을 한다. 애수와 소울이 흘러 넘치는 곡에는 [The Epic]에서도 활약했던 보컬리스트 파트리스 퀸(Patrice Quinn), 그리고 근엄한 드와이트 트라이브(Dwight Trible)의 목소리 또한 확인 가능하다. 장중한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드넓고 웅대하게 펼쳐지는 'The Space Travelers Lullaby' 또한 ‘Fist of Fury’와 마찬가지로 짧은 비디오가 미리 공개됐다. 이 두 비디오 모두 영국 출신의 젠 엥키루(Jenn Nkiru)가 감독했는데, 이 영상들을 포함한 [Heaven and Earth]라는 타이틀의 장편 프로젝트가 올해 말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Street Fighter Mas'는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비디오게임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에 바치는 트랙이다. 카마시 워싱턴 또한 어린 시절 [스트리트 파이터]에 미쳐있었다는데, 원래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다고도 밝힌 바 있다. 비장함 보다는 낭만과 애수의 접근방식을 담아내고 있어 듣는 내내 석양을 바라보고 길을 떠나는 스트리트 파이터 캐릭터들의 엔딩 장면을 연상시켜내곤 한다.

썬더캣 또한 이번 앨범에서도 다시금 활약해내고 있다. 프리 재즈처럼 시작해 그루브감 있게 전개되는 'The Invincible Youth', 신비로운 합창이 두드러지는 'Song For The Fallen'에서도 썬더캣의 현란한 6현 베이스 연주를 확인할 수 있겠다. 브랜던 콜맨(Brandon Coleman)의 아찔한 전자 피아노 연주가 일품인 'Connections', 트럼본 주자 라이언 포터(Ryan Porter)가 리드하여 곡을 쓴 'The Psalmnist'를 비롯 기존 [The Epic] 당시 백업 멤버들 또한 이번 앨범에서 여전히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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