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Noon (짧은 이야기)

무드온 (Mood On) 2018.10.26 19
지나가버렸기에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다. 
다시 올 수 없는 
어릴 적 여름 날들이 
그리운 순간들이 있다. 
아빠 엄마와 처음 
기차여행을 떠났던 어느 여름날, 
시원한 사이다 한 모금에 
창밖에는 초록 가득한 풍경들. 
여름방학이면 
아빠의 낡은 오토바이 뒤에 타고 
그 두툼했던 허리를 
꽉 끌어안은 채 
한적한 곳으로 
곤충채집을 다니던 기억. 
유난히 맑은 여름밤에는 
가족 모두가 옥상에 쪼르르 누워 
별자리의 이름을 맞히곤 하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죽이고 있던 기억들이 
이 계절의 끝 무렵이면 
항상 존재감을 드러낸다. 
나에게 여름은 그렇다. 
그 한가운데 있을 때에는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뿐이지만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봄이 오면 가장 그리운 계절. 
아마도 순수했던 시절의 나를 
가장 잘 기억하는 
계절이어서가 아닐까.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던 
이번 여름도 어느새 
아침과 저녁의 시원한 바람들이 
서서히 밀어내고 있다. 
계절을 돌아 올해의 이야기까지 
품은 여름이 또 돌아오겠지. 
그때까지 좋은 추억들로 
기억할게! 굿바이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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