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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은 레코드 컬쳐와 샘플링이 단순한 기술이나 특정 장르에 종속되지 않고, 그 자체로서의 자유로운 구성과 미학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샘플링 기반 음악이 줄 수 있는 가능성과 상상력을 극대화한 작품! Psyched Out Afro Jazz Rock Masterpiece!!!

- 360사운즈 디렉터, 디제이, 프로듀서 DJ Soulscape


난 글을 쓰거나,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만의 소리를 만들어가는 음악가에 대한 존경심으로부터 몇 글자 적어본다. 음반이나 곡의 제목이 표기되지 않은 한 장의 음반을 받게 되었고, 그것을 출퇴근 시간, 지하철, 자동차 안에서 수십여 차례 반복하여 들었다. 장르를 구분 짓기에 참으로 모호한 음반이다. 10분짜리 프로그레시브 록 같은 느낌에 곡으로 시작하여, 트립합, 힙합, 익스페리멘탈, 아방가르드, 포스트 록…중간중간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음악들까지,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요새 들어보는 국내 비트메이커들의 음반들은 대부분 비트를 만들어내는 기술적인 부분은 어디에 위치해 있더라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음악을 기술적인 부분으로만 이야기하기에는 다른 많은 요소들을 가지고 평가받는다. 나의 경우에는 자신의 소리로 아름다움을 표현해낼 수 있느냐? 라는 첫 번째 조건을 가지고 음악을 감상한다. 이 앨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내어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샘플링 아티스트 들의 가장 놓치기 쉬운 점이기도 하다. 아름답다.

- 시트레코즈 대표, 레코드컬렉터 유지환


아방가르드 박의 정규 3집 앨범, [아방가르드 박]은 과거에 발표된 앨범들과는 몇 가지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자신의 2집 앨범 [the Upaloopa vol.1: GRITTINESS SPHERES]이 발표된 이후,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5년여로, 뮤지션으로서는 꽤나 오랜 기간 산고를 겪었고 통상의 앨범 CD와는 달리, 타이틀이 별도로 없다는 점, 커버와 속지에 어떤 글자도 쓰여있지 않는 점 등으로 미루어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표면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내용면에서도, 그간 발매해온 앨범들이 힙합의 다양성과 실험성을 지향했다면, 이번 앨범은 특정 장르의 벽을 허물고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이번 앨범은 다수의 트랙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루프(Loop)의 구성이 흥미로워 보인다. 이는 자연스레 진행되는 연주의 마디 중간에서 가장 불안정한 부분을 샘플로 자른 후 그 샘플로 두 마디의 짧은 룹을 다시 만들어, 연주가 끝날 때까지 반복시켜 곡 전체를 구성한 기법으로써, 불안정의 안정화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나간 명곡 중 듣기 좋은 몇 마디를 잘라 가공하거나, 음압을 높이고 빈틈없이 곡을 메워 나가는 요즘의 그것과는 다른, 자신만의 창의적 방식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음으로 흥미로운 점은, 우연에 의존한 즉흥과 그것을 반복하며 이어나가는 변주의 구성으로써 이는 마치 재즈의 연주 기법과 닮았다는 점이다. 각 곡들은 제 나름의 개성을 갖지만 공통의 요소로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앨범 전체가 하나의 곡으로도 완성될 수 있다. 
예컨대, 루이 말(Louis Malle) 감독의 '사형대의 엘리베이터(1957)' 사운드 트랙이 그렇다. 사운드 트랙을 제작하기 위해 파리에 도착한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는 어떠한 사전 준비도 없이, 그의 호텔방에서 하나의 플롯과 몇 개의 기본적인 하모닉 시퀀스를 만들어 멤버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제작 당일, 루이 말은 영사기를 녹음실에 가져와 벽에 영화를 상영하였고, 마일즈 데이비스 퀸텟은 영화를 보면서 주어진 플롯에 따라 즉흥으로 연주하는 것을 녹음해 그 유명한 사운드 트랙 앨범을 완성하였다.

이번 앨범에서도 이와 같은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비트를 송출하고 스마일리 송(Smiley Song)의 퍼커션과 터널 넘버. 5(Tunnel No.5)의 바이올린 변주가 반복됨으로써 그 흐름이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또한, 힙합 프로듀서의 규칙과 강박관념에서 해방되었다는 점이다. SP 시리즈 샘플러만을 고집해 온 그가, 이번에는 어떠한 규칙도 두지 않고 특정 장르에 대한 강박관념 없이 자유롭게 음반을 제작하였다. 따라서 이 앨범의 원천인 LP 기반 샘플링은 새로운 형태의 음악으로도 표현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프리 재즈(Free Jazz)의 영향도 음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선라(Sun Ra and His Arkestra)는 음악뿐만 아니라 내면세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더욱 대담하게 음악을 해석하고 실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끝으로, 이번 앨범의 CD 커버와 속지는 지저분한 낙서와 전단에서나 볼법한 짬뽕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어쩌면 보는 이를 불편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 내면에는 표면적 가치만을 우선시하는 문화에 대한 진중한 투쟁이 담겨있다. 우리는 때때로 타인의 눈과 귀에 묶여 진짜 가치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뮤지션이 유명한 것과 음악이 좋은 것을 혼동하기도 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핑계를 대며 물질적, 외면적 가치로 내면적 가치를 덮어버리기도 한다. 

좋은 작품이란, 알게 하고 느끼게 하고 깨닫게 하는 것들의 조화로운 총합이다. 그래서 아방가르드 박의 이번 앨범은 나에게 더욱 특별하다.

- 핏보우 콜렉티브 책임 프로듀서, 디자이너 전경빈


이 앨범을 제작하면서 아방가르드 박 이라는 아티스트를 얻었다.

- 블랙로터스레코드 대표, 프로듀서 박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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