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돌

윤종신 2019.02.28 300
날 기억하니 나 그때 모난돌 
못 알아보겠지 이렇게 다 깎여
내 주위 사람들은 좋아해

살기 편해졌어 안심이 된다나
넌 왜 그러냐고 
그 질문에 대답할 필요 없어서

둥글어졌어 어디든 잘 굴러 
누구든 가져다가 어디든 쓸 수 있어
이 세상은 다 좋아해

내가 날 깎아내 삐죽히 뚫고 나오면
잘려진 그 모조각
버리지 못하는 건
다 그 속에 있어 나란 건

현명해진 건 줄 철들어야 하는 줄
삐죽한 내 모양이 
언젠가 아름다움일 줄 모르고 

둥글어졌어 어디든 잘 굴러 
누구든 가져다가 어디든 쓸 수 있어
이 세상은 다 좋아해

내가 날 깎아내 삐죽히 뚫고 나오면
잘려진 그 모조각
차곡히 모아 놓은 건
다 그 속에 있어 나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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