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추억

강명보 2019.03.15 44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아아아아~
햇빛에 비춰 날았다.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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