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마 (don't grow old)

엄마 왜 늙었대 아들 속상하게
자꾸 왜 늙는데 아들 속상하게
응? 누가 늙으래 아들 속상하게
주름은 왜 느는데 아들 속상하게
손은 또 왜 그렇대 정말 속상하게
마디가 쑤신다며 정말 속상하게
허리도 아프다며 정말 속상해
무릎은 수술하고 응 속상해
얼마나 더 그렇게 자꾸만 늙어야 돼
얼마나 더 그렇게 자꾸 고장 나야 돼
얼마나 더 그렇게 자꾸만 아파야 돼
아픈 거 때문에 왜 새벽에 깨야만 해
그만둬 안 그럴게 엄마 말 잘 들을게
그만둬 날 위한 건 엄마 먼저 생각해
안 늙으면 안 돼? 내가 진짜 잘할 게
안 늙으면 안 돼? 힘든 건 내가 할 게
그런 와중에 왜 아들 먼저 걱정해
그런 와중에 왜 나한테 미안해해
그런 와중에 왜 밥부터 차리는데
자꾸 어째서 왜 내 생각해 주는데
앨범 속에선 밝게만 웃던 소녀인데
사랑만 받아도 모자랄 예쁜 여자인데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빛날 사람인데
나를 내어줘도 될 유일한 사람인데
엄마 앞에선 반복해서 자꾸 짜증만 내
답답하고 속상한 끝에 그따위로 해
살아보니 이리 공허하고 외로운데
혼자 얼마나 떨며 버텼어? 괴로움에
힘든 티를 안 내 많이 여린 사람인데
힘든 티를 안 내 기대고도 싶을 텐데
사람이니까 어리광부리고 싶을 텐데
해야만 하는 나잇값 때문에 참을 텐데
자꾸만 어깨처럼 아래로 축 처지는 게
엄마의 감정일까 봐 겁이 나 어지럽게
시간은 자꾸만 엄말 두고 가버리니까
어떻게든 가지말라 설득해 멈춰볼 게
시계출 붙잡고 한 번 더 붙들어 볼 게
시간이 가지 않으면 늙지도 않을 텐데
멈출 수만 있다면 아픔도 멈출 텐데
아프지 않아야만 행복감 누릴 텐데
영원히 건강 해줄 수는 없는 걸까
안돼 여전히
영원히 늙지 않을 순 없을까 안돼 여전히
영원히 곁을 머물면 안 되는 걸까 여전히
영원토록 안 이뤄질 바램인 걸까 여전히
내가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닌 것만 같은데
물질을 바라는 일보다 쉬울 것만 같은데
이렇게 만든 이윤 뭐야 엄마 믿는 하느님
나만 이해 못 한 거야? 하느님이 하는 일
늙고 병들다 죽는 게 어째 당연해 왜
용납 못 해 억지잖아 이거는 말도 안 돼
생명이란 원래 그런 거라고 간단하게
입에 담지마 내겐 뭣보다도 복잡한 게
이거니까 나는 절대 용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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