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가자
얘도 쟤도 어깨에 짐
깨질 것 같은 느낌에도
깨지지 않는 건
그래도 아직 할만하단 증거
슬픈 기쁨 애도 안 해도 되니
긍정의 죽음
위해서 숨만 쉬는 주검은 못 돼서
나의 부모 나의 형 나의 사랑 나의 벗
나의 동네 나의 집이 여기라서
대한민국 *같다고 투덜대도 모든 걸
팽개치고 떠나갈
용기가 없어서 이 땅에
남아 밟혀가는 느낌으로 삶을 다져가
어깨 위 짐 어쩌겠어 가자 행군
행군 행군 행군
내려놓을 수 없어 가보자고 행군
행군 행군 행군
한숨 한번 쉬고 행군
뚜벅 뚜벅 정상 없는 산 그게 삶
숨 고르고 둘러봐도 끝이 없잖아
정상적일 수 없잖아 우울감 더하기
불 만족감 주저앉아 그만할까
그것 또한 무섭잖아 웃어보려
술자리를 가도 이슬처럼 사라지는
기분은 예상했지 해장해 찌개 어제
남은 걸로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 또 해야지 출근
오늘도 한숨 뱉고
뚜벅 뚜벅 부릉 부릉
뚜벅 뚜벅 부릉 부릉
매연 담배연기 미세먼지 뚫고 행군
멘탈은 썩어가는 중이지만
긍정 긍정 끝을 잡고
긍정 긍정 끝을 잡고
한숨 한 번 한숨 두 번 쉬고
가보자고 행군
간절함은 까먹었지
그건 사람 지치게 하니
월급 받아 나의 사람과
맛난 걸 사 먹으면 됐지
사는 이유 그들 때문이지
꿈은 같이 반찬으로
해먹었지 행복의 최후저지선
바람이란 거미줄 날 괴롭혀
묵념하고 계속 버텨
집에 누워자는 개 부러워
그렇지만 뭐 어쩌겠어
내려놓을 수 없잖아
어깨 위 짐 고행 끝에 뭔지
모르는 순례길 믿음은 없어
날 믿어주는
이들의 웃음이
곧 내 기쁨이어서 걸어 시동
뚜벅 뚜벅 부릉 부릉
뚜벅 뚜벅 부릉 부릉
매연 담배연기 미세먼지 뚫고 행군
멘탈은 썩어가는 중이지만
긍정 긍정 끝을 잡고
긍정 긍정 끝을 잡고
한숨 한 번 한숨 두 번 쉬고
가보자고 행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