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늘은 집에서

이복길 2019.07.19 45
나가긴 어딜 가자는 거야 
여전히 먼지투성이인데
숨도 못 쉬고 집에 있을까

어차피 풀어질 싸움 따위
지금은 하고 싶지가 않아
우리 오늘은 집에서 쉴까

더이상 가까울 수 없을 만큼 가까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TV 앞에 앉아서
사람들이 웃는 걸 보고 우리도 따라 웃다가
살며시 잠에 들까

우리 오늘은 집에서 가장 편한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볼까
우리 오늘은 집에서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조용히 가까이 안고 있을래 둘이

한잔만 하려고 나갔는데 
어떻게 정말 딱 한 잔만 해
어제의 술이 아직도 안 깨
화내는 모습도 귀엽지만 
니가 웃으면 난 좋아
그러니 우리 집에서 쉴까

다시 잠들기 어색한 시간에 깨어서
부드러운 너의 살을 여기저기 만지다
니가 살짝 웃는 걸 보고 나도 따라서 웃다가
또다시 우리 잘까

우리 오늘은 집에서 가장 편한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볼까
우리 오늘은 집에서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조용히 가까이 안고 있을래 둘이

별거 없는 집에서 가장 편한 모습으로
수많은 생각 잠시 베개 밑에 넣어두고
멍청하게 흘려보내 귀한 시간들을 이렇게

우리 오늘은 집에서 가장 편한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볼까
우리 오늘은 집에서 세상에서 잠시 숨어
조용히 가까이 안고 있을래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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