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양이

조준프로젝트 2019.08.02 32
먹이를 찾아 거리를 헤매는
서울의 고양이를 본 적이 있는가
탐욕스러운 도시의 찌꺼기로 살아가는
서울고양이의 슬픔이여
하지만 사람들에게 꼬리를 흔들며
살아가는 집고양이이고 싶지는 않다
언제까지나 영원한 자유를 꿈꾸는
한 마리 고독한 길고양이이고 싶다
바람이 불어와 내 좁은 어깨를 흔들면
떨어진 낙엽처럼 어딘가로 휩쓸려
허약하고 목마른 가슴은
달빛 아래 핀 꽃이어라 아무도 모르게
저기 보이는 야망의 네온사인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서울의 밤이여
화려함에 눈이 멀어 보이지 않았던가
차갑고도 싸늘한 아스팔트
그 위를 걷는다
오늘도 찬밥 한 덩이 구하려 그 위를 걷는다
먹이를 찾아 사랑을 찾아 떠난다
저 넓은 미지의 내일을 향해
사랑은 뜨겁게 타오르는 불꽃이어라
한 잔의 술처럼 취했다 깨고 마는
재가 돼버린 이 침묵을 아는 일
그때서야 깊은 사랑을 할 수 있겠네
희망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첩첩산중이어라
수많은 너와 나는 서로에게
작은 등불 하나 되었던가
끝이 정해진 철길 같은 하루하루
그저 먹이 냄새에 이끌려 걷다가
그 수많은 사람들의
손때 묻은 동전 하나를 줍는다
희망
오 가혹한 희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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