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본다

루이드 (Llwyd) 2019.08.12 553
하루 종일 멍하니 있어
지금쯤 너를 만날 시간인데
갑자기 공허해진 날들이
조금은 낯설어

해가 지고 나서야 거리로 나와
가지도 않던 조용한 술집을 찾아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이 흘러
한잔 또 한잔

지워본다 
널 바라보던 시간들이 무색하게 잊혀지게
또 지워본다 
희미한 흔적마저 사라지게

새벽 늦은 시간에 집으로 향해
언제나 너와 걷곤 했던 길 위에서
허탈해진 웃음이 눈물이 되어
주저앉아

널 지워본다 
널 바라보던 시간들이 무색하게 잊혀지게
또 지워본다 
희미한 흔적마저 사라지게

간절했던 날들이
날 흔들었던 말들이
멈춰버린 시간에 묻혀
다 사라져

지워본다
널 지워본다 
우리 사랑했던 기억들이 무색하게 잊혀지게
다 지워본다
아련한 웃음조차 남지 않게 
모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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