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

이봉근 2019.09.30 53
문빙이 우뚝 나서 저기 오는 배 어디 배요
승상님 영 전에는
진 안을 들어서지 말랍신다
이 말이 지듯마듯 
뜻밖에 살 한 개가 피르르르
문빙 맞어 떨어지고 
황개 화선(火船) 이십척
거화포(擧火砲) 승기전(乘機箭)과
때때때 나팔소리 두리둥둥 뇌고(雷鼓)치며
좌우각선 부대 동남풍에 배를 모아
불을 들고 달려들어
한 번을 불이 버썩 천지가 떠그르르르
강산이 무너지고
두 번을 불이 버썩 우주가 바뀌난 듯
세 번을 불로 치니 화염이 충천
오무락 꼼짝딸싹 못허고
숨맥히고 기맥히고
살도 맞고 창에도 찔려
앉어 죽고 서서 죽고
울다웃다 죽고 밟혀 죽고
맞어 죽고 애타 죽고
성내 죽고 덜렁거리다 죽고
버큼이 퍼그르르르르
앉어 죽고 서서 죽고
울다웃다 죽고 밟혀 죽고
맞어 죽고 애타 죽고
성내 죽고 덜렁거리다 죽고
조조 정신 기겁하야
말을 거꾸로 잡어타고
가자가자 어서가자
까딱하다가 똥 싸것다 여봐라 정욱아
주유노숙이 축지법을 
못하는줄 알았더니마는
오늘 보니 축지법을 허나보다
이 말이 왜 퇴불여전(退不如前)이 되야
앞으로는 아니가고 적벽강으로만
뿌두둥뿌두둥 들어가니 이것이 웬일이냐
아이고 승상님 말을 거꾸로 잡아타부럿소
언제 옳게 타겄느냐
말 모가지만 쑥 빼다가
얼른 돌려다 뒤에다 꽂아라
얼른 돌려다 뒤에다 꽂아라
앉어 죽고 서서 죽고
울다웃다 죽고 밟혀 죽고
맞어 죽고 애타 죽고
성내 죽고 덜렁거리다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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