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오현란 & 임희빈 2019.10.11 55
밥을 먹어도 이내 체해버리고 
물을 마셔도 목에 걸려버려서
네가 얹혀버려서 내려가지 않네
우리 이제 다 끝이야

술을 마시고 다시 술을 마셔도 
오히려 네가 또렷해지는 걸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네
우리 다 끝인 걸

어디서부터 잘못 됐나
어디서부터 어긋났을까
나 미친 척 뻔뻔한 척 달려가
너의 집 앞에 있는 편의점
혹시나 네가 있을까봐  
와 봤는데 널 봤는데  
못본 척하네 아파

고개 돌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필요도 없는 물 한 병 사 가지고
또 체했던 거니 약은 먹었니 
그래 상관없지

우리 헤어졌지 미친놈
아직도 술에 취해 헛소리
중얼대고 중얼대네 뭐라고
뒤돌아 귀를 막고 싶은데 
다시 너에게로 달려가 
네 가슴을 치고 치다  
무너져버려

그렇게 헤어졌지만 
다시 또 제자리야
못돼 먹은 성질머리까지 
내가 다 받아 줄게
그냥 그렇게 얼버무리면 다야
버릇처럼 헤어지고 또 만나고
언제까지 할거야 너

어디서부터 잘못 됐나
어디서부터 어긋났을까
나 미친 척 뻔뻔한 척 달려가
너의 집 앞에 있는 편의점
혹시나 네가 있을까 봐  
와 봤는데 널 봤는데  
못본 척하네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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