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

유승우 2019.11.25 284
2012 우리 집은 가난했다네
병든 부모 모시고서 스무 해 버텼네
죽으란 법 없는 거지 나는 몰랐네 
아아 나는 몰랐네 나는 몰랐네

서울간 아들이 벌써 돈 벌었다고
생각지도 못한 돈을 희망처럼 주네
이거 이거 곤란하네 부모가 돼서
자식 속만 태우네 속만 태우네

서울 살이 힘들지는 않을까
어디 아픈 곳은 하나 없나
엄마가 미안해
아빠가 미안해
시퍼런 멍이 드네
눈물만 하염없이 흐르네

2013 가을에 아버지 보냈네
살만해졌다 하니
금세 떠나시네
원망스럽다가도 참 대단하셨네
아아 어찌 사셨나 어찌 버티셨나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더 못한 게 한이 됩니다
후회합니다
후회합니다
시퍼런 멍이 드네
눈물만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네
나는 매일 부끄럽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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