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입술을깨물다 2020.03.16 23
나 그냥 이 꿈속에

메마른 알람 소리 귓가를 괴롭히는 
아침 부탁이에요 날 깨우지 말아 줘요.
성가신 햇살이 다시 어둠 뒤로 숨을 때까지 
그냥 이대로 날 가만 내버려 둬요.

다 구겨진 나를 펼쳐봐야 
질려버린 어제의 반복뿐
다 망가진 하룰 견뎌봐야 
더 무뎌질 내가 싫어 so

안 일어날래요. 좀 더 눈 감을래요. 
어차피 오늘은 또 너무 뻔해요.
눈 뜨지 않을래요. 침대 위 있을래요. 
나 그냥 이 꿈속에...

어제가 언젠가 언제였나 그 언제가 
어제였나 틀린 그림 찾기 이제 그만 할래요.
내일 또다시 내일 또다시 내일 또다시 한번 
눈을 뜨며 사라질 꿈을 
이대로 꼭 끌어안을래요.

이 달콤한 늦잠에 녹아 
마치 구름이 나를 삼킨 듯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한 
투명한 내가 보여 so

안 일어날래요. 좀 더 눈 감을래요. 
어차피 오늘은 또 너무 뻔해요.
눈 뜨지 않을래요. 침대 위 있을래요. 
나 그냥 이 꿈속에...
오래오래

오늘만큼은 기지개와 함께 매일을 
사그러진 오래된 단꿈을 나 붙잡을래요.
가끔씩 짧은 데이드림에 나 더 갈증이 
나나 봐요. 늦은 잠, 이 아침을 더 훔쳐줘요.

안 일어날래요. 좀 더 눈 감을래요. 
어차피 오늘은 또 너무 뻔해요.
눈 뜨지 않을래요. 침대 위 있을래요. 
나 그냥 이 꿈속에
안 일어날래요. 좀 더 눈 감을래요. 
날 오늘에 맡기지 않을래요.
눈 뜨지 않을래요. 침대 위 있을래요. 
이 깜깜한 꿈속에
푹 빠져 있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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