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류춘몽

유지나 2020.04.02 236
(아아아 아 아아아)
꽃다운 이팔 소년 울려도 보았으며
철없는 첫사랑에 울기도 했더란다
연지와 분을 발라 다듬는 얼굴 위에
청춘이 바스러진 낙화 신세
마음마저 기생이란
이름이 원수다
점잖은 사람한테
귀염도 받았으며
돈 많은 사람한테 사랑도 했더란다
밤늦은 인력거에
취하는 몸을 실어
손수건 적신 적이 몇 번인고
이름조차 기생이면 마음도 그러냐
빛나는 금강석을
탐내도 보았으며
겁나는 세력 앞에 아양도 떨었단다
호강도 시들하고 사랑도 시들해진
한 떨기 짓밟힌 낙화 신세
마음마저 썩는 것이 기생의 도리냐
한 떨기 짓밟힌낙화 신세
마음마저 썩는 것이 기생의 도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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