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afinado (Feat. Antonio Carlos Jobim)

Stan Getz - [Getz/Gilberto (50th Anniversary Edition)]

해 마다 여름이 되면 누군가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뇌리를 스치는 아스라한 멜로디의 노래가 있으니 바로 "The Girl from Ipanema"다. 영롱한 기타 반주와 그 위에 살며시 내려 앉는 여성 보컬의 신선한 음색 그리고 듣는 순간 그냥 녹아버릴 것만 같은 달콤한 색소폰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멜로디는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여름의 낭만과 즐거움을 전해 주었다. 이러한 멋진 매력을 지닌 "The Girl from Ipanema"가 수록된 [Getz/Gilberto] 앨범이 올해로 발매된 지 50년이 되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이 앨범은 강산이 5번 변할 동안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변하지 않고 동일한 모습으로 존재해왔다는 점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버전으로 발매되며 꾸준하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Getz/Gilberto] 앨범이 발매 50주년을 기념해 스테레오와 모노 버전을 모두 수록한 50주년 기념앨범으로 탄생했다.

따스함과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한 유연한 연주로 재즈 신에서 활동했던 백인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게츠는 1958년부터 1960년까지 유럽에서의 활동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와 1962년 그 동안 자신이 추구했던 스타일을 잠시 내려놓고 대신 관심을 갖고 있던 보사노바(Bossa Nova)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이게 되는데 바로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Charlie Byrd)와 함께 한 [Jazz Samba] (Verve, 1962)가 그것이다. 미국 재즈 신에 선보인 최초의 보사노바 앨범으로 기록된 [Jazz Samba]는 기타를 사용하여 최대한 간결하게 변화시킨 시끌벅적 한 삼바 리듬 위에 스탄 게츠의 부드러운 테너 색소폰과의 이상적인 조화를 만들어 내며 음악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 낸다. [Jazz Samba]의 성공은 빅 밴드 편성으로 레코딩 된 [Big Band Bossa Nova], 찰리 버드 대신 브라질의 대표적 보사노바 뮤지션 가운데 하나인 루이즈 본파(Luiz Bonfa)와 함께 한 [Jazz Samba Encore!]와 같은 앨범으로 이어지며 순식간에 스탄 게츠로 하여금 보사노바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자리에 서게 했다. 세 장의 보사노바 앨범이 이루어 낸 성공은 스탄 게츠로 하여금 한층 더 순도 높은 보사노바 앨범에 대한 열망을 가지게 했고 결국 1963년 3월 18일과 19일에 걸쳐 조앙 질베르토(Joao Gilberto),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아스투르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 밀턴 바나나(Milton Banana) 등 브라질 뮤지션들과 함께 뉴욕에 위치한 A&R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보사노바 광풍(Bossa Nova Craze)이라고 불릴 정도의 엄청난 영향력을 선보이게 되는 [Getz/Gilberto] 앨범을 레코딩 하게 된다.

[Getz/Gilberto] 앨범은 들으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우아하고도 섬세한 멜로디, 삼바 특유의 화려함은 줄이고 대신 보다 세련된 현대적 느낌을 부각시킨 넘실거리는 리듬 그리고 재즈와 샹송 그리고 라벨, 드뷔시와 같은 클래식 작곡가들의 영향이 느껴지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완벽한 작곡 등 세 가지 요소를 기본 골격으로 레코딩 되었다. 이러한 기본 골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 위에 펼쳐지는 조앙 질베르토, 토미 윌리엄스(Tommy Williams), 밀턴 바나나로 이어지는 리듬 섹션이 만들어 내는 영롱하고도 거부할 수 없는 보사노바 리듬과 특유의 부드러움과 우아함이 돋보이는 스탄 게츠의 테너 색소폰이 만들어 낸 자연스러운 조화는 보사노바 광풍(Bossa Nova Craze)을 브라질에서 전 세계로 확대시키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특히 수록된 곡 가운데 조앙 질베르토의 부인인 아스트러드 질베르토가 부른 "The Girl from Ipanema"와 "Corcovado"는 보사노바의 매력을 가장 순수하면서도 분명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중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Getz/Gilberto] 앨범에 대한 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고 1965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베스트 앨범(Best Album of the Year), 베스트 재즈 연주 앨범(Best Jazz Instrumental Album), 올해의 레코드(Recorded of the Year), 베스트 엔지니어 앨범(Best Engineered Album, Non-Classical)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특히 올해의 베스트 앨범 부문의 수상은 2008년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의 [River: The Joni Letters] (Verve, 2008) 앨범이 수상하기 전까지 해당 부문 유일의 재즈 앨범 수상작이었다).

부드러운 기타에 실린 삼바 리듬과 듣는 순간 이내 빠져버리고 마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아름다운 멜로디의 곡과 순수함과 영롱함이 전해지는 아스트러드 질베르토의 담백한 보컬 그리고 스탄 게츠의 감성적 테너가 어우러지는 "The Girl from Ipanema", 조앙 질베르토 특유의 속삭이는 듯한 보컬과 넘실대는 기타 리듬 그리고 이에 어우러지는 스탄 게츠의 테너 색소폰이 돋보이는 "Doralice", 생동감 넘치는 리듬 섹션의 리듬 위에 펼쳐지는 감미로운 조앙 질베르토의 보컬이 돋보이는 "Para Machucar Meu Coracao", 어떻게 이런 멜로디가 탄생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도 듣는 이를 사로잡는 멜로디가 감동적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대표 곡 "Desafinado", "The Girl from Ipanema"와 함께 아스트러드 질베르토의 순수한 감성이 잘 묻어나는 "Corcovado", 감성적 멜로디를 한층 더 부각시키는 산뜻한 리듬이 돋보이는 "So Danco Samba", 앨범 수록 곡 중 가장 느린 템포로 전개되며 스탄 게츠의 테너 색소폰이 지닌 매력을 가장 완벽하게 드러내는 "Grande Amor", 전형적인 보사노바 스타일을 잘 드러내며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Vivo Sohando" 등 수록된 8곡은 발매된 지 50년이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그 느낌처럼 여전히 신선하고 짙은 여운이 남는 감동을 전해준다.

발매 50주년을 기념하여 발매된 [Getz/Gilberto] 앨범은 기존에 발매되었던 앨범과 달리 아스트러드 질베르토의 보컬을 왼쪽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새롭게 리마스터링 작업일 거쳤고 이미 발매된 스테레오 버전에 추가로 모노 버전을 최초로 수록했으며 여기에 모노 버전으로 미국에서 싱글로 발매되었던 "The Girl from Ipanema"와 "Corcovado" 등 두 곡을 보너스 트랙으로 추가해 발매 50주년이라는 의미를 한층 더 깊고 새롭게 했다. 비록 보사노바의 광풍은 과거에 비해 많이 시들해졌지만 이 광풍을 몰고 왔던 [Getz/Gilberto] 앨범은 50년이라는 시간과 상관없이 과거와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음악을 즐기는 모든 이들에게 아름답고 소중한 앨범으로 기억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About Artists

스탄 게츠(Stan Getz, tenor saxophone)

스탄 게츠는 1927년 필라델피아에서 출생했다. 어린 시절 뉴욕으로 이주한 악기 연주에 관심이 많았고 13세에 아버지가 색소폰을 사주기 전까지 여러 악기들을 연주, 빼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속적인 음악에 대한 교육을 받은 스탄 게츠는 16세가 되던 1943년 잘 알려진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밴드의 리더인 잭 티가튼(Jack Teagarden)의 밴드에 참여, 연주자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냇 킹 콜(Nat King Cole), 라이오넬 햄프턴(Lionel Hampton), 스탄 켄튼(Stan Kenton), 베니 굿맨(Benny Goodman) 등 당시 재즈 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밴드에 참여, 좋은 연주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1950년 [Stan Getz Quartets] 앨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 부드러운 감성과 유연한 연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스터 영(Lester Young)의 영향을 받은 특유의 따스함과 감성적 톤을 바탕으로 하드 밥과 쿨(Cool) 스타일의 재즈를 추구하며 여러 앨범들을 선보인 스탄 게츠는 1962년 기존 스타일에서 잠시 벗어나 일련의 보사노바 앨범들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보사노바 광풍이 부는 것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일약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대열에 오르게 된다. 이후 스탄 게츠는 다시 재즈 신으로 복귀, 비브라폰 연주자 개리 버튼(Gary Burton), 피아니스트 빌 에번스(Bill Evans), 칙 코리아(Chick Corea), 케니 배론(Kenny Barron) 을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추구하였다. 그는 1991년 3월 6일 피아니스트 케니 배론과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재즈 하우스 몽마르트(Jazzhus Montmartre)에서 가졌던 공연의 실황을 담아낸 [People Time]을 레코딩 하고 3개월 뒤인 1991년 6월 6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조앙 질베르토 (Joao Gilberto, guitar, vocals)

조앙 질베르토는 1931년 브라질 북동부의 바이아에서 아마추어 음악가인 아버지 아래서 출생했다. 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 하는 것을 좋아했고 16세의 나이에 프로 뮤지션의 꿈을 품고 20세에 리우데자네이루로 이주했다. 1950년대 후반 아직 무명이던 조앙 질베르토는 음악에 대한 탁월한 감각과 열정을 바탕으로 보사노바 리듬을 탄생시켰고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함께 활동하면서 보사노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전도사의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보사노바 리듬을 만들어 낸 그의 기타와 연인에게 속삭이는 듯 노래하는 스타일의 보컬은 지금도 많은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piano)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은 1927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출생했다. 10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작곡을 시작한 그는 대학 시절 클럽에서 피아노 반주를 시작하며 프로 뮤지션으로서의 꿈을 시작했고 1952년 브라질의 한 음반사에 전속 작곡가로 활동하게 된다.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공유한 멜로디를 중심으로 하는 조빔의 작품들은 수많은 아티스트들에 의해 연주되며 그를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의 반열에 서게 했다. 특히 재즈의 샹송,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의 영향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연스레 풀어낸 모습은 보사노바가 전 세계의 음악으로 여전히 사랑 받을 수 있도록 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아스트러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 vocals)

아스트러드 질베르토는 1940년 브라질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출생했다. 1959년 조앙 질베르토와 결혼했고 1963년 3월 저 유명한 [Getz/Gilberto] 앨범에 참여하게 된다. [Getz/Gilberto] 앨범의 레코딩에 참여하기 전까지 그녀는 무명이었지만 몇 차례 무대에서 공연을 했던 경험이 있는 아마추어 수준의 보컬리스트였다. 하지만 그녀는 [Getz/Gilberto] 앨범에 수록된 "The Girl from Ipanema"와 "Corcovado" 등 두 곡을 통해 순수하고도 가냘픈 마치 소녀의 목소리를 연상시키는 그녀의 음색과 담백한 스타일의 보컬은 그녀를 개성 넘치는 보컬리스트로 평가 받게 했다. 이후 아스트러드 질베르토는 1965년 그녀의 솔로 데뷔작 [The Astrud Gilberto Album]를 발표하며 프로 뮤지션으로서의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고 지금까지 15장이 넘는 앨범을 선보이며 보사노바를 대표하는 싱어로서 자신의 가치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토미 윌리엄스(Tommy Williams, bass)

토미 윌리엄스는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활동했던 베이스 연주자로 활동 기간이 짧아 큰 인지도를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활동 기간 중 스탄 게츠의 [Getz/Gilberto] 앨범에 참여, 연주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알토 색소폰, 피아노, 비브라폰 등 다양한 악기 연주도 가능했던 그는 차분하고 정확한 연주를 바탕으로 아트 파머(Art Farmer), 베니 골슨(Benny Golson), 카르멘 맥래(Carmen McRae), 빌리 테일러(Billy Taylor), 블루 미첼(Blue Mitchell), 퀸시 존스(Quincy Jones)등의 앨범에 참여했다. 하지만 1960년대 중반 그의 부인의 설득으로 뮤지션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밀튼 바나나(Milton Banana, drums)

1935년 출생한 밀튼 바나나는 보사노바 드러밍의 스타일을 창시한 뮤지션으로 잘 알려진 드러머이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독학으로 배운 그는 몇 몇 밴드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이를 통해 브라질 음악 신에서 자신의 존재를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1959년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곡들 연주한 조앙 질베르토의 역사적 앨범 [Chega de Saudade]에 참여, 조앙 질베르토와 함께 브라질을 뒤흔든 보사노바 열풍에 동참했다. 이후 [Getz/Gilberto] 앨범의 레코딩에 참여하며 전형적인 보사노바 리듬의 진수를 보여주었고 이후 여러 보사노바 뮤지션들과의 활동은 물론 자신의 밴드를 결성, 절정에 오른 보사노바 리듬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Best of Bossa Nova

참고로 [Getz/Gilberto] 앨범에 참여했던 스탄 게츠,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아스트러드 질베르토와 또 한 명의 보사노바 거장인 루이즈 본파(Louis Bonfa), 테너 색소폰의 아버지인 콜맨 호킨스(Coleman Hawkins) 그리고 퀸시 존스가 발표한 대표적인 보사노바 앨범들을 정리해 보았다. 오늘날 보사노바는 [Getz/Gilberto] 앨범이 발매되었던 시기에 보여주었던 엄청난 인기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여전히 여름에 가장 즐겨 듣는 음악으로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소개된 앨범들은 보사노바의 거부할 수 없는 진한 매력이 잘 드러나 있는 대표적인 앨범들로 보사노바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꼭 감상해 보아야 할 의미 있는 작품들이다.

(Stan Getz)
Stan Getz/Charlie Byrd [Jazz Samba] (Verve, 1962)
Stan Getz [Big Band Bossa Nova] (Verve, 1962)
Stan Getz With Guest Artist Laurindo Almeida (Verve, 1963)
Stan Getz/Luiz Bonfa [Jazz Samba Encore!] (Verve, 1963)
Stan Getz/Joao Gilberto [Getz/Gilberto] (Verve, 1964) 
The New Stan Getz Quartet [Getz Au Go Go] (verve, 1965)
Stan Getz/Joao Gilberto [Getz/Gilberto #2] (Verve, 1966)

(Antonio Carlos Jobim)
Antonio Carlos Jobim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 (Verve, 1963)
Antonio Carlos Jobim [Wave] (A&M, 1967)
Antonio Carlos Jobim [Tide] (A&M, 1970)

(Astrud Gilberto)
Astrud Gilberto [The Shadow Of Your Smile] (Verve, 1965)
Astrud Gilberto [The Astrud Gilberto Album] (Verve, 1965)
Astrud Gilberto [Look To The Rainbow] (Verve, 1965)
Astrud Gilberto & Walter Wanderley Trio [A Certain Smile, A Certain Sadness] (Verve, 1966)
Astrud Gilberto [Beach Samba] (Verve, 1967)
Astrud Gilberto [Windy] (Verve, 1968)
Astrud Gilberto [I Haven't Got Anything Better To Do] (Verve, 1969)

(Luiz Bonfa)
Luiz Bonfa [Plays & Sings Bossa Nova] (Polygram, 1963)
Luiz Bonfa [The Brazilian Scene] (Verve, 1965)

(Coleman Hawkins)
Coleman Hawkins [Desafinado] (Impulse!, 1963)

(Quincy Jones)
Quincy Jones: Big Band Bossa Nova (Mercury, 1962)

음악 칼럼리스트 권석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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