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박은주 (Eunjoo Park) 2020.07.27 129
인상적인 광경을 봤다.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있더니
?할아버지가 기차 떠나기 전
?할머니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셨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타신 후 기차가 떠나자
?기차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계셨다.
?얼마나 가슴이 찡하던지
?어떤 젊은 연인들보다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그 분들 사이에서는 어떠한 열정보다도
강한 신뢰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나도 나의 노후의 모습이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함께 늙어간다는 건 ?
단순히 같이 오래 산다는 것만이 아니다. ?
그것은 아침에 같이 눈을 뜨고 밤에 함께 잠이 들면서
같은 추억을 공유해 나가는 일이다.
가장 기쁜 순간에도, 가장 슬프고 힘든 순간에도
바로 옆에 서서 서로를 축복하고 ?
때로는 위로하고 아파하면서?
같은 길을 걸어 가는 일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맞추기 위해 때론 나를 깎아내야 한다.?
인생의 힘든 고비들을 넘어가면서
긴 여정을 함께 하기도 어려울 텐데
신뢰를 쌓아가고 ?
더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가끔 난 나의 아름다운 노후를 꿈꿔본다.?
인생의 황혼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작은 티테이블에 마주 앉아 ?
옛 이야기에 같이 웃고 때론 가끔 눈물지으며?
기억나는 순간마다 함께 한 사람이 있음에 감사하고 싶다.
생각보다 어쩜 멀지 않을 나의 미래..
그것이 정말 내 꿈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Credit]

바이올린 박은주
건반 및 아코디언 장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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