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근 2020.10.23 77
쉼 없이 걸어온 이 길에 문득 나 멈춰 서서 
어디로 가던 길인지 내게 물어봐 

조금만 느리게 걸어도 뒤쳐져 버릴까봐 
떠밀려 숨 가쁘게 지내 왔나 봐 

세상은 날 거슬러 또 걸어만 가고
결국 난 혼자 일지도 몰라

다시 길을 걷는다. 마음이 가는 곳 
가슴 뛰는 길을 걸으면 비가 와도 좋잖아 
나 이제 웃는다. 그새 아물었나봐. 
더 작아진 길이라도 
충분히 찬란한 날 위해

언제나 아쉬운 어제와 
잡히지않는 오늘 
막연히 두려워지는 먼 내일들 

슬퍼져야 시작되는 기쁨이 있어 
내가 가장 빛나는 이 순간

다시 길을 걷는다. 마음이 가는 곳 
가슴 뛰는 길을 걸으면 비가와도 좋잖아 
나 이제 웃는다. 그새 아물었나봐 
더 차가운 길이라도

바람만 들어주는 노랠 부른다해도
빛나려 애쓰지 않고 그저 내 모습으로 피어나 

내게 소중한 것들 내 품에 안아본다. 
나를 기다렸나봐.
나 떠밀려 오르려다 놓치고 버렸던 모든 것

소중히 담아둔 어제와 
내것인 오늘 하루 
벅차게 기다려지는 비밀스런 내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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