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수집가

이승윤 2020.10.26 712
그토록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아마도 나의 영웅이야
어쩌면 저렇게도 올곧고 위대한 건지
끝까지 나는 따를 거야

다만 내가 원할 말만 영원히 하면 돼
걸음걸이도 한치도 어긋나지만 않으면 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 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이제야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마지막 나의 영웅이야
원하지 않는대도 어쩔 수가 없는 거야
시대가 원하고 있잖아

표정과 말투 하나까지 이유가 있을 걸
잠꼬대와 죽음까지 모두 상징일 거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우릴 위해서 부서진
영웅을 위해 묵념 한번 하고선
관짝을 뜯어서 깃발을 만들어
힘껏 흔들며 승리의 축배를
무덤 위에다 조금 쏟아부으면 다 완성이야

(전설이 탄생했단 걸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걸 너는 그냥
왕관을 쓰고나서 무덤 아래서
잠이나 자면 될 거야)

아무런 의미 없는 널
완성 시켜 놓아 준 건
나니까 전리품은 전부 내 진열장에다

네 자리는 없어 너는 거기까지야
그러게 흠집 없이 완벽하지 그랬어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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