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일기

양다일 2020.10.29 1,251
그대와 많이 닮은 새벽이라
느지막까지 생각에 잠긴다

바래질 때 됐을 법한 오랜 기억에
깊어지는 밤 너로 물든다

아름다운 너와
마주하는 추억과
하지 못하고 담아 뒀던 말도
많은 시간 지나 흐릿해져야 하는 향기도 
모두 다시 떠올리면 
선명하더라

그대와 나의 엇갈린 운명도
마지막에는 다르기를 빌어

가끔 어딘가 남아있을 작은 기억을
하늘에 띄워 널 그려본다

이상하게 나의 세상속에는
그때의 넌 멈춘 시간 속에 그대로 남아

아름다운 너와
마주하는 추억과
하지 못하고 담아 뒀던 말도
많은 시간 지나 흐릿해져야 하는 향기도 
모두 다시 떠올리면 
선명하더라

잘 웃지 못했어
너 없이 다른 누군가와 보낸 동안은
어디서 뭘 하든 어느샌가 스치는 생각
이거 네가 참 좋아했을 텐데

아름다운 너와
그려왔던 미래와
많이 달라져버린 나의 밤에
버릇처럼 네가 다시 찾아오는게 난 싫어
너를 피해서 숨어봐도 언제나처럼

찾아온 너와
마주하는 못난 나
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말도
어제처럼 모두 떠올릴 수 있는게 난 싫어

홀로 헤매이다 머무는 곳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진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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