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양다일 2020.12.29 1,993
해가 질 때쯤에 
눈을 뜨고 나면
다가오는 어둠 속에 
나만 홀로 깨어 있는 듯해
고요한 거리를 
하염없이 걷다 보면
외로움이 찾아와 어느새

깊어진 새벽에 
잠든 추억을 꺼내
함께 나눈 감정들 
그 안을 헤집어 바라보면
아련해진 기억에 
혼자 남은 쓸쓸함에
아쉬움마저도 
느낄 수가 없는 내 모습이

설렘 가득했던 그 순간의 내가 
생각이 나질 않아
후회로 가득한 우리 마지막도 
이제는 아쉽지가 않아서
한참을 떠올려도 
모든 게 자꾸 무뎌진 요즘

익숙해진 건지 
그새 편해진 건지
세상이 무너진 듯 
견딜 수 없어 힘들었는데
흘러간 시간인지 
외면해 버린 건지
더는 이상할 만큼 
아무렇지 않은 이 기분이

설렘 가득했던 그 순간의 내가 
생각이 나질 않아
후회로 가득한 우리 마지막도 
이제는 아쉽지가 않아서
한참을 떠올려도 
모든 게 자꾸 무뎌진 요즘

가끔은 이런 내 모습이 
너무 낯설어서 두려워질 때면
널 만나 울고 웃던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찾아오는 감정들에
우리 둘이 전부였던 그 세상에서
잃어버린 날 찾을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게 헤어진다는 게 
더는 아쉽지 않아
누구를 만나도 너와 함께했던 
그때의 내가 아닌 것 같아
어쩌면 이 모든 게
널 떠올리는 이유인 것 같아

설렘 가득했던 그 순간의 내가 
생각이 나질 않아
후회로 가득한 우리 마지막도 
이제는 아쉽지가 않아서
한참을 떠올려도 
모든 게 자꾸 무뎌진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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