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後日談)

씨모에 (CIMOE) 2021.04.07 11
지난 일화를 여기 담아서 
남겨도 다 남겨지지 않겠지. 
비루한 후일담 정도인가 맑은 시가 담겨도. 
바다를 담지 못한다면 글을 쓸 필요도
강변을 닮지 못한다면 시를 쓸 필요도

물결 마르고 나면 파도가 그칠지도
자각몽인지도 악몽일지도
봄이 와야 꽃필까? 꽃이 펴야 봄이 와.
후회에도 온도가 화양연화 감돌아

상실은 겨울 안에 날 가두네. 
사실은 봄의 그림잔걸 우린 알았는데,
시절을 탓하기 전에 호시절이었다 전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아. 
이제 와서 뭘 더 어쩌잔 것도 아냐. 
한 시절을 다 보내고 난 후일담. 
빈 강변에서 바달 그리고 서.

널 떠난 강변에서도 나는 안 변했었고,
맘 한켠 편칠 않아도 아픔 겪길 원칠 않았어. 
세간의 문턱에 서성이던 그때 
빈집 같던 날 껴안았어

무작정에도 더 간절해도 
떠나온 바다가 안 반겨도
너를 원한다면 비참했던 나로
너를 지운다면 초라했던 나로
오갔지 격정과 서정, 극단의 불협화음. 
끝내 재가 되어 수놓던 무력감. 
잘 지내지, 잘 지냈니, 잘 지낼게, 잘 지내.
사랑도 등진 세상에서 설마 
다시 내가 사랑을 바랄까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아. 
이제 와서 뭘 더 어쩌잔 것도 아냐. 
한 시절을 다 보내고 난 후일담. 
빈 강변에서 바달 그리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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