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선경 2021.05.31 11
단단한 콘크리트도 끈적거리는 욕심도 
바람에 풍화되어 언젠가 
모두 부스러지겠지 
마른 잎과 새의 깃털, 
뱀의 비늘, 나비의 날개
숨결에도 쉽게 부서져 버리는 
아름다운 것들은 무게가 없어
발길을 남기고 손길을 더한다 해도 
뜨거웠다 식었다를 
반복하는 사이 고요 속으로  
먼지 같은 풀의 씨앗,
물그림자, 가느다란 덩굴.
한숨에도 쉽게 흩어져버리는 
아름다운 것들은 무게가 없어
사라지다가 멈추고 
생겨나다가 그만둬버린 
시간들이 여기저기 고여 
이제 스스로 자라  
그림자 사이 걸어 다니는 빛,
닿은 곳마다 반짝이는 먼지 
아_ 희망찬 회색, 새싹 같은 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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