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조각들 사이

세리아드 (송하림) 2021.08.12 41
하늘 가득히
어둠이 나를 감싸도
햇살이 차갑게 식어도

길을 잃은
기억의 조각들 사이
선명하던 빛

꿈을 꾸듯이
어렴풋이 들려오던
그 목소리

바람이 되어
불어올 때면
잠이 든 기억을 깨워

아득하게
오래전부터
기다려 왔다는 걸

안다면
망설이지 말아
어둠이
밀려와도

하늘 가득히
어둠이 나를 감싸도
햇살이 차갑게 식어도

다시 또 길을 잃은
기억의 조각들 사이
선명하던 빛

눈을 감으면
좀 더 선명히 들리던
네 목소리

상처뿐인 몸
그 상처보다
시리던 마음을 알까

손 뻗으면
닿지 못하고
홀연히
사라지던

기억의
숨결을 따라서
어둠을
몰아내고

하늘 가득히
어둠이 나를 감싸도
내 영혼 데려갈 순 없어

언젠가 마주하리
찬란한 나의 운명을
비춰주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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