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

Room306 2021.09.16 17
자물쇠가 있네요
희끗희끗 녹이 올라
이곳 저곳 바스라져
기운이 다해가는

영광스러웠던 향기
소박한 찬미의 물결
고대하던 떠오름
내려오기 두려웠을

다들 입모아 말했겠지요
누구보다 빛날거라고
기대를 먹고 자란 시간
멋진 결말을 바랐겠지만

서사의 종결은 오지않고
허리를 굽혀 열매를 주워
윤이 나도록 닦아내어
고이 모셔 잠그었겠지요

나의 자물쇠가 있네요
희끗희끗 녹이 올라
이곳 저곳 바스라져
영원할 줄 알았던

애를 쓴 흔적만 남아
아직도 찬미를 기다리는
짧았던 희열의 순간이
왠지 조금 서글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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