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마를 리 없었지

겸 (GYE0M) 2021.10.12 11
우린 사라질 것들 사이에 서서
무얼 바라고 있나
타지 않는 슬픔은
밤새 잠에 들지 않고

익숙한 파랑은
나를 붉게 물들였고
우린 마를 리 없었지

먹구름이 몰려오다 짙어진
날씨는 나를 슬프게 했고
서성거릴 기억들은 또다시 내게
후회만 안겨주었지

우린 슬픔에 잠겨
우린 하루에 갇혀
우린 오늘을 벗어나지 못한 채
다시 그리운 어제에

흰 눈이 내려 시려워진 오후엔
푸르렀던 우리가 있었고
애써 지키려고 했었던 저녁엔
슬픔에 젖어버렸지

우린 마를 리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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