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우린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얼굴
도망치고 또 도망가고
얼마 전까진 하루만 못 봐도 널
보고 싶고 또 보고프고

여름에 손이 땀에 젖어도
멋쩍게 웃고 놓지 않던 손
그날 조금은 어색해도
어깰 감싸고 수줍어하던 너
서랍 속 우린 그대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
귀를 막고 또 전활 끊고
얼마 전까진 매일 궁금했던 너
듣고 싶고 다 알고프고

겨울에 추워 몸이 떨려도
아직 뜨겁게 다가오던 입술
그날 조금은 서툴러도
힘껏 껴안고 환하게 웃던 너
서랍 속 우린 그대로

지우고 버리고 찢고
눈물로 밤새고 놓고
아직 넌 내 방 한 켠에

흔들고 취하고 웃고
노래로 부르고 잊고
아직 내게 속삭이네
서랍 속 우린 그대로

구석에 먼지를 쓰고 뒤집혀 있는
너와 나 그때 그곳
여전히 아무것 모른채 웃고 있는
너와 나 그날 이후
서랍 속 우린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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