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피던 날

우예린 2022.04.20 90
아침 해 머금은 호수의 색
저녁 노을 지는 들판의 색
물에 젖은 하늘의 색
(내) 어린 날의 수채화

길가에 한 움큼 피어있던
어여쁜 보라색 자그만 꽃
두 눈 가득 담았더랬지

제비꽃이 피던 날
유난히 볕이 좋던 날
울퉁불퉁 길 위에서
우리 발 맞춰 걷던 날

그 시절의 내가 꾼 꿈의 색
가득 받았던 사랑의 색
피어나던 행복의 색
언젠가의 물감들

길가에 한 움큼 피어있던
어여쁜 보라색 자그만 꽃
두 눈 가득 담았더랬어

제비꽃이 피던 날
호숫물 반짝이던 날
잡은 손을 놓칠새라
꼭 쥔 손을 흔들던 날

나의 사랑 나의 그대
나의 벗 내 사모하는
당신과 함께 나란히
걷던 그 길을
잊지 않을게요

잊지 못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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