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

이제인 2022.11.09 6
내가 살던 동네엔
떠돌이 개가 있었네
털에 가린 얼굴을 본
사람은 없었다네

높은 하늘을 지붕 삼고
우거진 풀숲을 이불 삼네
떠돌이 개에는 따뜻한
안식처가 없었다네

어느 날 주름잡힌 손이 다가와
떠돌이 개를 보살폈네
넘치지 않는 둘이 만나서
꽉 찬 하나를 만들었네

떠돌이 개는 더 이상
방랑자의 신세가 아니네
새로운 소리로 불리고
돌아갈 집도 생겼네

넘치지 않는 둘이 만나서
꽉 찬 하나를 만들었네
서로는 서로에게 듬직한
사랑이 되어줬다네

한 번의 계절이 지나고
파란색 대문은 조용하네
주름 잡힌 차가운 손 위에
개 한 마리도 있었네

이 세상의 반대편 세상에
말없이 흐르는 사랑이 있네
파란색 대문 마루에
그들이 살고 있다네
그들이 함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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