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앞에서

원준희 2008.11.20 17
그땐 사랑이 전부라 믿었어. 
그래서 더 아파했고 미웠었나봐. 
밤새 뒤척이다 잠이 들 때면 
베게 한쪽이 늘 젖곤 해 

왜 그랬을까 왜 그래야 했을까 
돌아서는 너의 모습이 미워, 
잘 지내라는 인사도 고맙단 말도 
그저 맘 한곳에 묻어두고 울기만 했어. 
보내주는 일도 사랑이겠지. 
떠나는 너 역시 나 만큼은 아팠을 텐데. 
왜 이제야 모자랐던 사랑이 보일까 
미안했던 일 참 많이 어려셨던 나. 
거울 앞에 앉아 나를 바라봐. 
사랑을 몰랐던 한 여자가 그 안에 있어. 
아직 이렇게 널 사랑 면서 
아니라고 우기면서 살아온 못난 여자가. 
왜 그랬을까 왜 그래야 했을까 
차가워진 너의 눈빛이 미워, 
행복했다는 인사도 고맙단 말도 
그저 맘 한곳에 묻어두고 울기만 했어. 
헤어지는 일도 사랑이겠지. 
어쩌면 그렇게 널 떠나게 한건 나인데. 
왜 이제야 모자랐던 사랑이 보일까 
준 것도 없이 기대기만 했었던 나. 
거울 앞에 앉아 나를 바라봐. 
사랑을 몰랐던 한 여자가 그 안에 있어. 
아직 이렇게 널 기다리 면서 
아니라고 고개돌려 살아온 못난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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