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

화지 (Hwaji) 2012.06.15 8
지하철역 앞의 메케한 공기가
두 폐를 가득 채우고
어깨를 부딪히고 가는 
사람들의 미로 속
미아처럼 두 팔을 축 늘어뜨리고
하늘을 쳐다볼 줄 알았던 
소년은 어디로
그들이 내민 시뻘건 
그 원고지를 뒤집어
그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리고
눈꺼풀 뒤에 자리한 그 세계를
그 악몽을 다 끄집어내 채색을
남보다 약간 어리숙한 얼굴과
그리고 반쯤 감긴 두 눈으로
커튼 뒤의 요새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그는
고개를 젓고 내리깔지
그게 최선이라면서
나이를 먹고
소위 철든다는 게 싫어 싸웠어
만약 시간의 문턱을 나 가로질러
그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를 구할 수 있을 텐데
멍하니 날 쳐다보는 그에게
나 말할래
자 이제 괜찮아 
너 전부 다 내려놔도 돼
괜찮다고 말해줄까 
어떡해야 좀 꺼내줄까
유리벽 반대편에 그의 귀에
내 목소리를 어떡하면 전해줄까
사실 널 나 그냥 보러 왔어
넌 아직 슬퍼할 줄 알어
꿈에서라도 잡어 두게
모아둔 너의 그 모든 낙서
내 두 눈 속 깊이 담어
그 어딘가로 가져갈게
You'll be alright
안녕 오랜만에 보네 나는 너야
아니 너였지 꽤 오래전에
외할아버지 살아계실 테니 
안부 전해
그리고 보다시피 돼지 될 거야
미리 미안해 혼란스럽지
형이 다 알고 있어
내 기억에서 역시 
너 사는 지금이
힘들고 지쳐 쉬운 방편으로
끝낼 생각 하겠지
네 가방 안의 필통은
수면제로 꽉 찼겠지
다 알어 세상이 엿같이 나와서
상처받기 싫어서 
몸에 가시를 박았고
더 좋아질 게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겠지
그 막막함은 잊어
나를 봐 난 날고 있잖니
사실 시간을 거슬러 
널 만나러 온건
널 위해 라기보단 
나를 위해서가 더 커
상처받고 울 수 
있을 때 마음껏 울어둬
나중 가면 익숙해지다 
못해 다 무뎌져
괜찮아 나는 알아
세상에 혼자 떨어진 
네 외로움을 말야
그 나약한 네가 지금 
와서는 되려 그리워
네 작은 조각 
하나 훔쳐 돌아갈게
잘 있어
사실 널 나 그냥 보러 왔어
넌 아직 슬퍼할 줄 알어
꿈에서 라도 잡어 두게
모아둔 너의 그 모든 낙서
내 두 눈 속 깊이 담어
어딘가로 가져갈게
사실 널 나 그냥 보러 왔어
넌 아직 슬퍼할 줄 알어
꿈에서 라도 잡어 두게
모아둔 너의 그 모든 낙서
내 두 눈 속 깊이 담어
어딘가로 가져갈게
You'll be al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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