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말쑥한 수트에 
단정히 빗은 머리칼
어깨를 쫙 펴고 
풍족한 미래에 
희망을 기대어 가는 길
한참을 걷다가 
문득 이건 아닌 거지
중얼거린 그 순간 
내 안의 소리가 들려오더라
 
Like the first time
this feeling is out of 
this world

난 널 왜 잊고 살고 만 건지
그리 바삐 간 건지 미련스레
벅찬 내 노랠 다시 부르며
구부정하게 걸으며
낡은 내 모자를 쓴 편안함
내가 나일 수 있는 비로소
 
Like the first time
this feeling is out of 
this world
 
한참을 걷다가 
문득 이건 아닌 거지
중얼거린 그 순간 
내 삶의 모든 게 
또렷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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