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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힙플 #122

핫플힙플

다양한 온도가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핫플힙플 122번째 이야기!

INTRO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공상온도>

인디 아티스트와 인디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랑받는 <공상온도>. 평상시에는 차분한 분위기로 작업을 하거나 커피 한 잔과 함께 휴식을 할 수 있는 디저트 카페이지만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서점이기도 한만큼 북토크나 포럼이 열리기도 하고 인디 밴드의 공연과 소규모 전시가 진행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이곳을 즐기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오래 머물며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연을 보거나 책을 사러 오는 사람, 단지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러 오는 이도 많다. 찾아오는 목적은 저마다 달라도 이곳을 좋아해서 꾸준히 걸음 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결국 같다. 그들에게 공상온도는 감성의 결, 예술적 온도가 맞는 곳이라는 것.

INTERVIEW<공상온도>

<공상온도>

#1. 디저트 카페를 기반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


Q.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저트 카페를 기반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를 운영하는 함현희라고 합니다.

 

Q. ‘공상온도’, 어떤 뜻인가요?


존 레논이 자신의 반려자 오노요코에게 ‘예술적 온도가 잘 맞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었어요. 저희는 예술이라는 단어를 공상이라는 단어로 바꿔서 활용을 하게 됐죠. 예술의 온도가 맞는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긴 이름이에요.

 

Q. 공간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어렵겠지만 그래도 간단히 한 줄 정도로 소개한다면?


장르를 불문하고 독립, 인디 아티스트와 여러 활동을 하는 대안공간이자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예술의 온도를 확인해 보세요.

 

Q. ‘예술가의 작업실에 온 것 같다’, ‘대학교 동아리방 같다’, ‘ 청춘 감성의 비밀 아지트 느낌이다’ 등 독특한 공간 분위기에 대한 저마다의 평가가 재밌습니다. 공간 구성은 어떻게 누가 하셨는지, 어떤 콘셉트나 분위기를 의도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누가라고 하신다면 제가 한 것은 맞지만, 사실 저는 필요성과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큰 틀의 기반을 잡은 정도고, 그 안의 구성들은 모두 공간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스스로 만들어져갔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독립, 인디문화를 좋아해서 그와 관련된 것들을 많이 담으려고 했어요. 그렇게 다양한 작품들이 이 공간에 담겨 조화를 이루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독립, 인디 아티스트 특히 신진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현생을 살아가면서 작업을 병행하기에 바쁜 일상을 지내잖아요. 저희도 이 공간에서 적은 인력으로 바쁘게 공간을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티스트의 작업실처럼 러프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Q. 공상온도는 서점과 카페가 공존하는 곳이고 펍이기도 하죠. 공연과 아트 마켓이 열리기도 하고요. 어떤 일들이 이곳에서 벌어지는지 소개해 주시면 좋겠어요.

 

디저트 카페와 독립출판서점이 기반이지만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예술, 문화와 관련된 정말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인디뮤지션과 밴드들의 공연과 파티도 자주 진행되고, 북토크나 포럼, 특별한 콘셉트의 모임들도 열립니다. 때때로 소규모 전시가 진행되기도 하고요. 물론 별도의 행사가 없는 평상시에는 많은 분들이 방문해서 차분한 분위기로 작업을 하시거나 책을 읽으시는 분들도 많아요. 작업을 하고 책을 읽다 보면 장시간 머무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카페 메뉴뿐 아니라 맥주나 식사까지 다양하게 갖추어 이 공간에 오랜 시간 머물러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어요. 아티스트와 예술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관련된 많은 것을 이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운영자의 취향이 그대로 공간의 색깔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사장님은 어떤 분인지, 그게 공상온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지 궁금해요.


다른 매체에서 저를 소개해 줄 때 수식어가 다양하게 붙게 되는 것 같아요. 공상온도 운영자라는 수식어가 가장 많이 붙지만, 때로는 포토그래퍼, 때로는 기획자, 때로는 작가라는 수식어도 붙고 있습니다. 공상온도를 운영하기 전부터 꽤 오랜 시간 커머셜 포토그래퍼와 사진작가로 활동을 해왔어요. 지금은 공간 운영과 기획에 집중하기 위해 사진 활동은 좀 뒤로 미뤄두고 있지만, 공상온도를 시작하기 전에도 전시와 공연을 기획했었습니다. 먼저 사진작가 활동을 하면서 동료 작가들과 NOB라는 독립출판 매거진을 만들어서 배포하기도 했었죠. 그래서 독립출판신에 관심과 애정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고, 인디음악신은 먼저 팬으로서 문화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작가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의 다양한 아티스트, 인디뮤지션들과 알게 되고 친해진 경우들이 많았어요. 그중에는 작품들이 너무 좋은데도 신진 아티스트라 아직 이렇다 할 활동을 하기에 이름이 안 알려진 분들도 많았거든요. 그런 아티스트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공연과 전시 기획 일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그러다 공간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고, 지금의 공상온도를 만드는 것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2. 공들여 쌓은 플레이리스트로 같은 온도를 느낄 수 있기를


Q. 후기에 음악 얘기가 참 많습니다. 선곡은 누가 어떻게 하시는지요? 특별히 선곡에 신경 쓰는 게 있다면?


저를 포함한 공상온도 스태프들이 직접 하고 있어요. 공상온도는 여러 콘텐츠를 담고 있으면서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보니, 공간 자체가 카멜레온처럼 상황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서점과 카페로 운영되는 평상시에는 작업을 하고 책을 보거나 휴식을 취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음악도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부담스럽거나 쳐지지 않도록 경쾌한 음악들을 조합해 선곡하게 되는 것 같아요. 공상온도에서는 열리는 밴드의 음악 같은 볼륨감 있고 거친 사운드의 신나는 음악들로 선곡이 될 때도 물론 있고요. 또 우리가 살다 보면 날씨로 인한 감정 변화도 적지 않게 오잖아요. 저희 이름이 공상온도이기도 해서, 마치 음악으로 온도를 표현하는 것처럼 그날그날 날씨에 어울리는 음악들로 선곡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선곡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각각 다른 것들이 만나서 조화를 이루는 것도 좋아해요. 전혀 다른 장르, 조용한 곡과 시끄러운 곡, 최신곡과 오래된 명곡, 누구나 알 법한 곡과 나만 알 것 같은 곡들이 한 플레이리스트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면 거기서 오는 쾌감이 있어요. 그게 잘 어우러지면 시끄러운 곡도 시끄럽다는 기분이 들지 않고, 전혀 몰랐던 곡도 왠지 익숙한 곡처럼 들리기도 해요. 그렇게 잘 어우러지려면 건축물을 쌓아 올리듯 컨셉과 계획을 잡고 하나하나 정리해야 해요. 그렇게 플레이리스트를 완성하고 이 공간을 이용하는 분들이 함께 좋아해 주면 왠지 같은 감성을 공유하는 것 같아 그 만족감이 꽤나 큽니다.

 

#3. 무언가 잘 풀리지 않아 지치고 힘들 때 쉬어갈 수 있는


Q. 이곳을 잘 즐길 수 있는 꿀팁을 알려주신다면요?


공상온도는 다양한 컨텐츠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공간이지만, 그런만큼 다양한 걸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무언가 잘 풀리지 않아 지치고 힘들 때,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이곳에 오셔서 마음을 열고 즐기면, 다양한 경험들을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보통의 카페라면 SNS에 음료나 그날의 카페 분위기를 볼 수 있는 게시물이 많이 올라오지만, 공상온도의 SNS에는 다양한 책들과 공연소개, 그리고 문화관련 이야기들이 업로드되고 있어요. 정서적 환기가 필요할 때 공상온도 SNS를 먼저 보고 공상온도를 찾아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Q. 공상온도의 온도가 느껴지는 공상온도가 사랑하는 앨범 베스트 5를 여쭤보고 싶어요.


음악도 다양하게 좋아하다보니 베스트를 뽑는 게 많이 어렵지만 특히<은모래해변에서>는 작년 하반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인데, 다시 또 어울리는 계절이 돌아온 것 같아 골라보았고요, 다른 앨범들은 공상온도에서 공연으로도 자주 만났던 뮤지션들의 앨범이에요. 소규모 공연장이기도 한 공상온도에 많은 영향이 있었다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음원들도 모두 좋지만, 라이브 현장감들이 너무 좋은 뮤지션들이라 음원만 들어보셨던 분들은 공연장도 찾아가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공상온도에서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면?


오래전부터 버텨온 소상공인들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공상온도 역시 지금까지 운영해오며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2019년에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며 강제 이사를 하기도 했고, 그 이듬해 바로 코로나19로 팬데믹 시기를 지나기도 했죠. 좋은 뜻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왔지만, 지금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해요. 그래서 팬데믹 시기 이전에는 더 발전적인 것을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공간의 생존을 가장 가까운 미래의 계획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번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도 지금까지 버텨왔던 건 함께 했던 아티스트들과 이곳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의 응원들 덕분이었어요. 그럼에도 물가 상승과 경제위기로 여전히 또 어려운 시기인 것 같아요. 공상온도와 같은 소규모 복합문화공간들이 지켜져야 소규모 공간이 필요한 여러 아티스들과도 함께 생존해가는 문화가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힘들더라도 마지막까지 공간이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힘내고 있습니다.

 

Q. ‘공상 온도’,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길 바라는지?


공상온도는 공상온도만의 온도가 있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온도가 공존하는 공간이라 생각해요. 예술문화부터 사회적 이슈들까지도요. 그런 의미로 공상온도가 공간으로서 중요하지만, 공간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하나의 문화처럼 느껴지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HIPPLAYLIST다양한 온도가 공존하는 ‘공상온도’의 플레이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