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탐구생활 #18 - 뉴트로를 타고 다시 보자, 90년대 보이그룹
최근 보이그룹의 전쟁터 "로드 투 킹덤" 속 1차 경연 "왕의 노래"에서는 기존 보이그룹의 곡을 다시 해석하여 무대를 꾸리는 것이 미션이었다. 과거 왕이라 불렸던 그룹의 노래를 가져왔는데, 그 중에는 세븐틴의 "만세"처럼 비교적 최근 곡도 있지만 H.O.T의 "전사의 후예", 신화의 "T.O.P"처럼 꽤 오래된 곡도 있었다. 여전히 과거의 보이그룹은 추억을 주고, 사람들은 때로는 짤(meme)이나 영상을 통해 다시 소환하기도 한다. 비록 누군가는 아이의 아빠가 되어 육아 예능에 나오고 누군가는 결혼 소식을 발표하는 등 당시 보이그룹의 현재는 많이 달라지고 또 인간적으로(?) 다가오지만, 과거 그들은 말 그대로 우상 같은 존재였다.
#1수많은 명곡을 보유한 그룹, H.O.T
비록 당시 독특한 스타일의 강렬한 곡, 그러니까 메탈과 댄스, 랩 등을 적절히 결합한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우며 웅장함을 과시했던 H.O.T였지만, 후속곡으로는 항상 따뜻하거나 감성적인 곡을 내세우고는 했다. "행복", "빛(Hope)", "우리들의 맹세"와 같은 곡이 대표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 괜찮은 알앤비 보컬이 다시 불러도 충분히 멋질 것 같은 곡이다. 비록 "전사의 후예"를 선보인 원어스는 7위를 기록했지만, 그 선택만큼은 대단했다고 본다.
#2잠시 휴지기를 지닌 현재진행형 아이돌, 신화
비록 쉬어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출연은 물론 결혼 소식까지 바쁘게 시간을 보내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신화는 긴 시간 멤버 교체 없이 지금까지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다. "전사의 후예"에 맞서(?) "해결사"가 등장할 줄 알았지만, "로드 투 킹덤"에서 골든차일드가 선보인 곡은 "T.O.P"였다. 밀레니얼이 아닌 밀레니엄 감성에 맞춘 이 곡은 "백조의 호수"를 샘플링하여 화제가 되었고, 사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신화는 물론 많은 그룹이 무대에서 선보였던 곡이다. 신화의 곡 중에서는 "T.O.P"뿐만 아니라 "Wild Eyes"도 많은 후배 그룹의 사랑을 받았다. 유독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데에는 지금까지 긴 시간 활동한 것도 있지만, 그 시간을 멋지게 채웠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3다시 돌아온 예능 새내기, 태사자
요즘 태사자의 김형준을 꾸준히(?) 만날 수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형준은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3"를 통해 TV에 다시 나왔는데, 사실 태사자의 음악을 평론의 입장에서 논하거나 진지하게 평가하기에는 이미 지나간 시간만큼의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에게는 "태사자 인 더 하우스"라는 문구 하나만으로도 많은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당시 그들의 인기는 상당했다. 누군가에게는 조금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TIME" 같은 곡은 지금 들어도 예쁜 후렴구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김영민이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에서 부른 "눈물의 블루스"가 깊이 있고 근사하게 다가온 만큼, 태사자 팬들의 기다림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4단 한 장의 앨범만 남긴 그룹, 팀(TEAM)
검색하기 어려운 이름이지만, 윤건의 그룹으로도 유명한 팀의 앨범 앨범 [TeamPlay]에는 좋은 곡이 의외로 굉장히 많다. 윤건이 작사, 작곡 대부분을 담당하고 MC창진이 편곡에 참여한 이 앨범에는 당시 타이틀곡이었던 "이것 봐" 외에도 "별(別)"과 같은 곡이 있다. 이후 윤건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행보를 선보였고, MC 창진은 허니패밀리와 함께 그 당시 활동했다. 가장 의외의 멤버는 단연 낙타. 최근 강태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스터트롯부터 아침마당까지 아직 크진 않지만 트로트 가수의 길을 착실하게 걷고 있다.
#5여전히 활동 중인 그룹, 젝스키스
최근 "삼시네세끼"로 데뷔 이후 첫 합숙을 하게 된 젝스키스는 비록 여러 지난한 시간을 보냈지만 좌충우돌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활동 중이다. 아직도 10대처럼, 가끔은 40대처럼 자유롭게 세월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이들은 꾸준히 곡을 내고 또 (가끔은 지나치게) 친한 모습을 보인다. 90년대 보이그룹은 이처럼 추억과 현재진행형의 즐거움을 동시에 주고 있는 독특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