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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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플라이 (No Reply)

앨범유형
정규앨범 , 발라드 / 가요
발매일
2009.06.09
앨범소개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17회 수상곡 ‘뒤돌아 보다’, MBC-TV 스친소 배경음악 ‘고백하는 날’,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 타이틀곡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영화 “순정만화”, “마이 파더”, 김현철 9집, 윤하 2집 등에 참여하며 대중음악 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2009년 최고의 프로페셔널 신인 듀오 노리플라이.

사실 노리플라이의 1집 데모 작업은 2007년 말에 이미 절반 이상이 끝나 있었고, 싱글 발매 후 수개월 이내 완성을 목표로 착수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2008년을 관통하며 노리플라이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참으로 더디고 고민스러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대부분의 신인 아티스트라면 호기 있게 앨범을 진행할 수 있었겠지만, 노리플라이의 경우는 이상하리만큼 심적인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수십 곡의 데모 중 음반의 컨셉을 고려한 후 1차 선별. 그 후 가이드 녹음 후 다시 선별하여 새로운 편곡 작업이 진행됐다.

본작에는 최근 가요에서 후크송으로 불리며 빈번하게 사용되는 반복구절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담고 있는 대부분의 작사나 작곡의 구조가 점층적이거나 디테일한 서술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스타일에 대해 멤버들은 “한 두번 듣고 음악 전체를 이해하기 보다는 들으면 들을수록 와 닿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기에 애초부터 작법 자체를 다르게 했다.”고 얘기한다. 음악의 스타일면으로는 90년대 웰메이드 성향의 발라드와 영국식 모던록의 중간 지점에 닿아있는 느낌이다.

타이틀 곡으로 낙점된 ‘그대 걷던 길’은 이미 지난해 12월 26일 KBS-TV ‘이하나의 페퍼민트’에 출연하여 짧게 소개한 바 있는 곡이다. 방송에서 밝혔다시피 노리플라이가 이하나의 감성적이고 수수한 이미지를 생각하며 만든 곡으로 필라델피아 소울로부터 영향 받은 편곡이 돋보인다(토이 유희열은 Kirinji와 Tomita Lab의 편곡과 멜로디를 떠올리게 하는 곡이라 얘기했다). 앨범을 관통하는 가장 중심이 되는 정서인 아련한 추억에 대한 심상이 강한 트랙으로 차분한 톤의 목소리와 포근하게 감싸는 스트링의 조화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흐릿해져’는 믹싱 과정을 거치며 타이틀로 적잖은 추천을 받은 발라드 곡. 후반부를 채우고 있는 격앙된 보이스와 애잔함을 더하는 첼로의 선율이 명품 발라드의 공식에 완벽히 대입되어있다.

‘World’, ‘바람은 어둡고’, 'Fantasy Train‘은 노리플라이의 방향성(웰메이드 가요+컬리지 뮤직)과 폭넓은 음악적 스팩트럼을 보여주는 또 다른 의미의 타이틀곡이라 할만하다. 마치 Mr.Children을 연상케하는 중간 이후 폭발적인 스케일의 곡 전개와 ‘I Do, I Sing, I Can See The World’로 반복되는 후렴의 메시지가 돋보이는 ‘World’는 본작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5분 40초 이르는 ‘바람은 어둡고’는 서정적인 가사와 점층적인 고조의 편곡이 돋보인다. 특히, 멤버 권순관의 놀라운 스트링 편곡과 사이사이 등장하는 정욱재의 사운드 이펙팅이 본작 중 가장 조화를 이룬 트랙이다.

앞서 기술한대로 영국 모던록의 영향을 받은 곡들을 앨범의 전반부와 후반부에 적절히 배치했다. ‘끝나지 않은 노래’는 데모 작업 당시 타이틀곡으로 생각했을 정도로 멤버들이 애착을 갖고 여러 차례 편곡을 뒤엎은 곡이다. ‘시야’는 싱글 음반 “고백하는 날”에 수록됐던 데모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오리지널 버전으로 기타를 앞세운 보다 파워풀한 밴드 사운드를 담고 있다. ‘Violet Suit’은 정욱재가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록 넘버로 도시 생활의 불안함을 바이올렛이라는 색깔로 형상화 했다. ‘Road’는 권순관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빛을 발하는 록 넘버로 같은 레이블 선배인 이지형이 본작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최근 각광받는 실력파 젊은 아티스트들의 참여도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일단, 세렝게티의 리듬을 맡고 있는 유정균, 장동진이 다수의 곡에 베이스와 드럼을 담당하고 있으며, ‘Violet Suit’에는 모던 영재 Naru가 피처링 보컬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유일한 보사노바 넘버인 ‘오래전 그 멜로디’에는 최근 2집을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이 듀엣 보컬을 맡아 매력적인 호흡을 맞추고 있다. 노리플라이, 세렝게티, 나루, 오지은과 본작엔 참여하지 않았지만 각별한 친분을 자랑하는 이지형, 페퍼톤스 등은 메인스트림 시장에도 충분히 어필할만한 음악 스타일과 홍대 씬의 참신한 감각을 동시에 견지한 아티스트 군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협연은 꽤 주목할만한 시도이자 결과라고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