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Mini Album (Part II)

Mini Album (Par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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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경

앨범유형
싱글/EP , 락 / 가요
발매일
2009.11.04
앨범소개

도원경 Mini album (6집 part II)


'노래하는 사람'이란 가수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바래고 해체된 요즘이다.여성 가수들을 둘러보면 더욱 그렇다. 지금 여기, 시장에 나와있는 여자 가수들 십중팔구, 그 이상은 '싱어'도, '송라이터'도 아닌, '댄서' 정도로 스스로를 바겐세일 한다. 우리 메이저 음악 신에서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있는가.


도원경이라는 가수가 돌아왔다. 90년대 초반, 보기 드문 여성 로커이자 싱어송라이터로 록 마니아와 대중들을 놀라게 한 인물이다. 요즘 10~20대가 '성냥갑 속 내 젊음아' 라는 곡을 알 지는 의문이지만, 몇 년 전 소리 없이 수많은 라디오 리퀘스트를 받았던 발라드 '다시 사랑한다면'의 절창을 기억하는 이는 적지 않을 것이다. (부활의 김태원이 만든 이 곡은 도원경만의 음색과 창법 외에 더 나은 해석을 상상하기 힘들다.)


도원경의 본령은 록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 양상이 조금 다르다. 둔중한 힙합 비트 위에 오토튠 처리된 나른한 보컬을 싣는다. 클럽에서나 나올 법한 일렉트로니카 비트에 디스코와 펑키가 혼합된 댄스 넘버도 있다. 그러나 그의 안엔 여전히 단단한 록이 박혀 있다. 곳곳에서 활약하는 기타 사운드만 꼽는 건 아니다. 시원시원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보컬이 지향하는 곳은 느끼한 R&B나 가벼운 댄스가 아닌, 바로 록이다. 옛 록의 순정한 기반에 다양한 음악적 관심사와 동시대적 편곡을 얹은 앨범이라는 묘사가 더욱 정확해 보인다.


어떤 싱어송라이터의 자위를 위한 실험은 결코 아니다. 이 앨범은 어느 팝 앨범에 뒤지지 않는 강력한 후크(hook)를 갖고 있다. 그녀는 지금 싱어로서도, 송라이터로서도 그 어느 때보다 야심 차다. 오토튠의 사용, 일렉트로닉 힙합의 차용 등 최근 조류를 좇은 인상이 없진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이 앨범의 매력을 단 한 가지로 요약해낸다면 다름 아닌 도원경의 시원스럽고 관능적인 보컬임에 분명하다.

여기 록의 청량감과 동시대 팝의 감각을 버무린 다섯 곡이 있다. 도원경은 잠시 내려놔도 좋다. 아니, 그녀, 다른 옷을 입고 있지만 어쩌면 15년 전 '성냥갑 속 내 젊음아'의 당찬 도원경에서 한치도 움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