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For The First Time

For The Firs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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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WALL

앨범유형
정규앨범 , 정통 / 재즈
발매일
2010.10.14
앨범소개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여성 드러머 리더작 !!!
[FOR THE FIRST TIME] 


현대의 젊은 감성으로 회상하는 스윙의 미학 !!!
동시대 음악의 무한한 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찾은 메인스트림 재즈 본연의 엄숙한 절제와 조화로움.

본 작의 프로듀서인 이창훈의 소개로, 관악구 대학동 소재의 한 호프집에서 음반의 주인공 이소월을 처음 만났다.

첫 인상은 무척이나 ‘가냘프다’ 는 것이었다. 육중한 목재 드럼들과 철재 스탠드 그리고 단단하게 연마된 심벌 악기들 구성의 거대한 세트 드럼을 자유자재로 다루기에 그녀는 너무나도 작고 연약하게만 보였다.

블레이드의 날카로운 순발력과 스튜어트의 폭발적인 다이나믹 레인지를 기대하기에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나른하고, 한편 그저 마냥 귀여울 뿐인, 여느 평범한 여대생 소녀로만 비쳐졌던 것이다.

과거 모 유명 훵크 밴드에서도 드러머로 활약한 바 있다는 스물다섯 이소월은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재즈 드럼을 전공 중인 ‘학생’의 신분이다.

함께 연주한 이들 또한 마찬가지로 국내의 음악교육 기관에서 재즈를 공부하고 있거나 갓 학업을 끝마친, 혹은 그 또래로서 옛 거장들의 명반을 벗삼아 홀로 묵묵히 재즈의 어법을 체득해온, 하나같이 모두 젊은 음악가들인 것이다.

국내에서 그간 흔히 접해온 여러 재즈 음반의 주인공들과 달리 이들은 멀리 서양음악의 본고장으로 유학을 다녀오지도, 또 그렇게 연륜이 쌓여 다시금 대학에 적을 둔 채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지도 않다.

어찌됐든 예의 그렇듯 수많은 음반들 가운데에는 물론 눈부신 호연들도 여럿 존재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작품들 역시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는데, 이 음반 [for the FIRST TIME]이 아직 어린 학생들만의 작업물이란 이유로, 굳이 그러한 졸연들만을 선별해 비교 대상으로 삼을 이유는 전혀 없는 듯 보인다. 기본적으로 이들 모두의 연주력은, 특히 리더인 이소월의 그것은 정말 놀라우리만치 빼어나 감상하는 내내 미처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이소월의 스승이기도 한 유명 드러머 이창훈의 노련한 디렉션 덕분만은 아닐 것이다. 긴장감 있게 조율된 드럼들의 명쾌한 울림으로 음반은 시작된다. 여유로운 듯 자신감이 넘치고, 가벼운 듯 하지만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섬세하고 조리 있는 드럼 인트로에서 이미 그녀의 수려한 드럼센스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어 흡사 피아노와 드럼이 서로 묻고 답하는 양 자연스레 곡의 주제부가 전개되는데, 이 짧은 대목에서 보여지는 드러밍 전반의 음악적 스코프가 실로 상당하다.

풍부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다양한 표정의 멜로디 라인, 그리고 그 전반에 흐르는 스윙감이 예사롭지 않다. 이소월의 야무진 라이딩 위로 단단히 올라탄 베이스 선율은 재즈 감상의 흥을 한결 더 돋궈 준다.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테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자라섬 재즈 컴페티션에서 일찍이 대상 및 솔로이스트 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월간 재즈피플 선정 2010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은 바 있는 초특급 영 라이언 김인영의 워킹이다. 리듬과 라인에 두루 걸쳐 우직함과 영리함을 고루 갖춘 이 멋드러진 베이시스트는 주어진 러닝타임 내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스윙하며, 경청하고, 사유한다. 이에 힘입은 이소월의 라이드가 더욱 신이나 어우러져 넘실넘실 춤을 추고, 동시에 곽정민은 백여 년 재즈 히스토리 전반에 걸친 다양한 모티브들을 차분하게 건반위로 쏟아내고 있는데, 이 모든 아이디어를 결코 과하지 않게, 맛깔스레 배치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어휘력이 얄미우리만치 탁월하다. 트랙이 바뀌며 피아니스트 김지훈, 베이시스트 조민기 등 또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발라드 넘버를 만나고, 이 후 곽정민의 오리지널에서 첫 트랙의 멤버들이 다시 돌아오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톤 컬러는 완벽하게 새롭다. 피아노 트리오로 연주되었던 이소월의 오리지널이 후반부에 다시 기타 트리오의 편성으로 등장하던 대목이 그러하듯, 그 새로움과 신선함은 음반이 끝맺어질 때까지 계속된다. 20대의 젊은 재즈 뮤지션들이 만나 그들 스스로 한 장의 음반을 만들었다. 오직 이 땅의 음악 교육으로만 재즈를 익혀온, 소위 말하는 국내파들로서, 우리 재즈의 현주소를 엿보기에는 이보다 더 훌륭한 표본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처음’을 의미하는 타이틀의 이 음반을 통해 그 ‘미래’ 역시 함께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상은 분명 우리 모두의 기대와 예상을 한결 웃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음반을 집어 든 우리 모두가 이제는 이미 알듯, 글의 첫머리에 언급된 내 이소월에 대한 첫인상은 단지 ‘매우 성급하고도 한심한 편견’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