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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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시스터즈

앨범유형
정규앨범 , 락 / 가요
발매일
2011.03.15
앨범소개

옛 사운드의 흥취를 자아내는 두명의 뮤즈
미미시스터즈


선글라스와 두터운 메이크업, 그리고 앙다문 입술로 특징 지어지는 정체불명의 여성 2인조. 밴드‘장기하와얼굴들’에 안무 겸 코러스로 참여하면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그 이전의 이력은 모두 베일에 쌓여있음. 사람들 사이에 인조인간이라는 설부터 외계인이라는 설,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설까지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다가 어느 순간“ 모르는게 재미있을 것” 이라는 주장이 대세가 되며 흐지부지, 여태껏 그녀들의 명확한 정체는 밝혀진 바 없다.


2008년이래 독특한 안무와 신비한 카리스마에 바탕을 둔 이른 바 ’저렴한 신비주의’를 컨셉트로 장기하와 얼굴들이 한국 대중 음악의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잡는데 기여한 그녀들은 2010년 독립을 선언하고 독자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말도 못하는 그녀들이 노래는 할 수 있나?”는 것을비롯한 갖가지 우려와 비판이 있었으나 그에 개의치 않은 그녀들은 제대로 된 음악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친 끝에 한국 대중음악의 두 거장인 신중현과 김창완을 비롯하여 하세가와 요헤이, 서울전자음악단, 로다운30, 크라잉넛 등의 기라성 같은 음악인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어 이들의 지원과 함께 자신들의 새로운 밴드 ‘미미랑 미남미녀’를 대동하고 2011년 3월, 옛날 사운드의 흥취 가득한 첫번째 음반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거야>를 발매하기에 이르렀다.


미미시스터즈가 장기하와 얼굴들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인 음악활동을 선언했을 때 대다수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비록 장기하와 얼굴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데 그녀들의 존재가 기여한 바 적지 않지만, 사람들이 흥미를 가졌던 것은 몇몇 노래에서 들을 수 있던 그녀들의 목소리보다는무대에서 보여지는 그녀들의 모습이었던 것이 사실. 그렇기에 그녀들의 음악적 역량에 기대하는이들은 거의 없었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녀들이 과연 노래는 할 수 있을 것인가? 그저 이전의 컨셉트를 장난스레 확장한 해프닝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여성 아이돌 열풍에 변태적으로 편승한 제작사의 상술이 아닌가? 등등. 가장 호의적인 이들조차도 그녀들의 음악이 대체 어떤 형태가 될지 상상하지 못했기에 기대반 우려반으로 그녀들을 지켜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후로 그녀들의 행보는 모두들의 예상을 깨는 것이었다. 말을 절대적으로 아끼기로는 예전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그녀들인지라 속내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짐작하건대 장기하와 얼굴들과의 활동을 통해 만난 수많은 음악인들을 통해 제대로 된 음악의 매력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예전에 자신만만했던 그녀들의 모습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온갖 꾸중과 질타로 점철된 뼈를 깎는 노력의 길을 걸으며 마치 아이들이 말을 배우듯 음악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갔던 것이다. 오로지 제대로 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지로.


한국 대중음악의 고금을 관통하는 대단한 음악인들이 함께한 건 이러한 그녀들의 의지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일 것이다. 프로듀서인 하세가와 요헤이(김창완 밴드)를 필두로 크라잉넛, 로다운30, 서울전자음악단 등 펑크, 블루스, 사이키델릭록분야에서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는 중견 음악인들이 미미시스터즈와 협연했고 신중현과 김창완 두 거장은 당신들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을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이와 더불어 하세가와 요헤이(기타)를 중심으로 유선화(드럼, 삼청교육대), 도은호(베이스, 메리고라운드)와 함께 미미시스터즈의 새밴드 ‘미미랑 미남미녀’가 결성되기도 했다. 그리고 미미시스터즈는? 멜로디를 만들고 노랫말을 짓고 노래를 불렀다. 한곡에서는 직접 기타를 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그렇다. 지금 여러분 앞에 놓여 있는 미미시스터즈의 첫 앨범이다. 그녀들다운 자신만만함에 약간의 귀여움과 수줍음이 곁들어진 제목을 갖고 있는 이 음반에는 프로듀서인 하세가와가 설명하듯 60년대 초 유행했던 서핑사운드부터 69~70년의 사이키델릭 시절의 정서, 70년대 중반의 소울사운드를 거쳐 90년대 중반의 그런지/펑크 사운드까지 두루 담겨있다. 각 노래의 질은 참여한 음악인들의 이름으로 보증, 미미시스터즈도 애초의 우려를 씻고 발군의 솜씨를 보여준다.


덧붙여 본 음반에는 1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CD와 함께 제공된다. 3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전례 없는 요상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아마도 미미시스터즈 본인들이 직접 저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책에는 이번 프로젝트의 전모가 다른 차원의 유머 센스에 기반한 묘한 은유를 통해 표현되어 있다. 글 읽기에 흥미를 못 느끼는 이들에게는 음반만큼이나 공들였다는 미미 주연 참여음악인 조연의 화보들이 음반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