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오래된 커플 (Single)

오래된 커플 (Single)

공유하기

가을방학

앨범유형
싱글/EP , 전체 / 가요
발매일
2011.03.22
앨범소개

조금 더 상큼하고, 조금 더 발랄해진.
봄을 맞이한 ‘가을방학’의 사랑스런 새 싱글 앨범!


지난 2010년 10월에 정규 앨범을 내고 나서 인터뷰 등에서 '가을방학은 프로젝트 그룹인가'하는 질문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프로젝트 그룹? 그때까지 저희가 해온 작업들을 그런 각도에서 바라 본 적이 없었기에 조금 당황했어요.


‘시간 날 때 노래나 몇 곡 녹음해보자’고 시작해서, 이따금씩 만나 작업한 곡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것이 가을방학의 데뷔 앨범이었습니다.

그 흐름이 너무 완만했기에 그 어디에도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거창한 비석이 쿵 들어설 자리가 보이지 않았어요. 우리는 프로젝트 그룹인가? 프로젝트란 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두 사람의 정수리 위에서 열기구처럼 거대해지는 근원적인 의문들의 존재감에 어쩔 줄 모르고 있노라면 추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가을방학은 단발성 프로젝트인가요? 아니면 앞으로의 작업도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그 역시 사전에 똑 부러지게 협의된 바가 없었기에 우리는 서로를 힐끗 보고 나서 조심스럽게 이렇게 대답했더랬죠. '뭐, 아마도 1집이 잘 되면 못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돌이켜보면 참으로 쉬운 질문인데 왜 그렇게 고민을 하고 어렵게 대답했을까요. 이를테면 지금 제가 편의점에 들어가서 맥주를 살 때 점원으로부터 '몇 년생이세요?'라는 질문을 받는 것과 비슷한 상황일 텐데 말이죠(실제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입니다만). 제가 그 가상의 직원에게 '1)내가 현대 물리학의 시간 체계 속에서 나이를 먹어왔고 2)나의 부모로부터 출생 일시를 기만 당한 바 없으며 3)현재 내 전두엽의 기능에 큰 이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나는 다분히 1979년 생'이라고 대답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면 그 직원은 점장을 부르고 점장은 경찰을 부를 테니까요. 저는 그냥 지갑에서 주민등록증을 꺼내서 보여주면 되는 것입니다. 간단한 방법이죠. 그리고 저는 이제 가을방학이 단발성 프로젝트 밴드인지를 궁금해 하셨던 많은 분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우리의 신곡들을 건넵니다. ‘민증을 까는’ 수준의 명쾌함으로요.


이번에 공개하는 두 곡은 모두 데뷔 앨범 작업이 끝난 후에 새롭게 만든 노래들입니다. 봄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한 곡들이니 만큼 다들 즐겁게 들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저희는 이번 싱글 발매와 함께 몇 차례 공연을 할 계획이고요. 부디 ‘가을방학이 왜 화창한 봄날에 싸돌아 다니느냐’며 매섭게 쏘아보는 분들이 없으셨으면 좋겠군요. 그럼 다들 따사롭고 뭉클하면서도 어딘지 싱숭생숭한 봄날을 한껏 만끽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