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별의 기억

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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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로 비츠 (Astro Bits)

앨범유형
싱글/EP , 일렉트로니카 / 가요
발매일
2011.10.28
앨범소개

Astro Bits (아스트로비츠) <별의 기억>


언젠가 그는 자신을 '사과장수'라고 표현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는 활발히 배포되고 있지 않았던 Mp3로 라도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를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자신감이기도 하고, 갈증이기도 하다. 아무리 멀리 있든 Astro Bits표 음악의 취향을 가진 사람에게 결실을 꼭 전달하고 싶다는 것, 그냥이라도 좋으니 '어떠한 방법으로든 먹어 달라'는 것.


그런 그가 6년 만에 새로운 사과를 들고 나타났다. 6년 전 그 사과의 맛을 봤던 사람들은 언젠가 다시 맛보게 될 새로운 사과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었을까? 그 기대를 향한 사과장수의 대답은 2011년 10월 14일 youtube에 공개되었던 Teaser MV였고, 여타 음악 사이트에선 '역시 그다'라는 리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1년 10월 28일 선공개되는 두 곡은 다음과 같다.


[어디선가 feat. 양파]

 

강렬한 펀치와 드라이브감이 도입된 프렌치 일렉트로 '어디선가'는 10월 14일 공개된 Album Teaser곡이다. Teaser 뮤직비디오만으로 눈치챈 사람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 곡을 부른 가수는 다름아닌 양파. 97년 데뷔 이후 대표적인 발라드 가수로 매혹적인 서정을 노래하던 그녀가 이렇게나 폭력적이고 음성 변조를 가한 거친 호흡의 일렉트로 뮤직을 소화할 수 있으리라고 어느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Astro Bits는 그녀 본래의 성향을 거대하고 둔중한 힘으로 밀어내는 리듬 속에 배치하여 상호 대칭되는 반과 그 나머지 반의 합을 꾀한다. Rocking한 그녀는 날카롭게 으르렁거리지만, 동시에 여성적인 탄력으로 음악과 블렌딩된다. 강렬한 폭력성과 공격성을 가진 이 음악은 좀 위험하다. 하지만 다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소리들은 여전히 강하지만 다칠 정도로 날카롭지 않으니까.


[별의 기억]

 

나도 알지 못했던 존재가 오랜 시간에 걸쳐 나에게 그 자신의 존재를 알려 주려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 노력 끝에 결국은 나도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그건 어떤 느낌일까? '당신이 내 앞에 오기까지 참 많은 것들을 견뎌와 줘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별의 기억'은 그런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또한 이 곡은 박창학씨의 레토릭에 감동한 Astro Bits가 생애 처음으로 이미 작사 완료된 詩에 시간과 공간의 옷을 입혀 완성했다.

 

이 곡의 공간감은 우주를, 그 중에서도 모든 것을 내놓기만 한다는 천체인 화이트 홀을 떠올리게 한다. 시점은 '흔들흔들'(Astro Bits 1집 수록곡)을 부르던 소년의 독백이, 존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 남자의 나레이션으로 자라난 지점까지 이동한다. '언제나 기억할 것'을 약속하는 그의 심장은 넓은 저역의 킥과 함께 울리고, 그 킥 위로 떨어지는 수많은 별들은 쓸쓸한 포물선을 그린다. 그리고, 몰아치는 모래바람 속에 손성제의 섹소폰이 잊혀진 별들과 만난다.

 

다시 사과장수로 돌아가 보자. 그는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뭘 했던 거냐고 묻고 싶다. 싱글 앨범([All I wanna feeling], 2009)이 나왔었지만 갈증을 풀기엔 충분치 않았다. 리쌍, 정인, 캐스커, 박아셀, 손성제 등의 앨범과 풍산개 OST에 마스터링으로도 참여했지만 그 자신의 음악을 직접 만나는 것에 비하면 부족했다. 그러나 그는 그 시간들을 통해 끊임없이 깊어지고 더 풍부해졌다. 그가 다루는 소재는 이별 바깥까지 다양해졌으며 전보다 더 능숙하게 다양한 차원들을 넘나든다.

 

그의 솔로 1집인 [Guardian Angel]의 [Puzzle]이 펼쳐 보이던 두 가지 공간을 떠올려 보자. 그는 그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다. 결코 단순하지 않아서 소리의 틈들과 흔적들에까지도 주의를 요하던, 들을 때마다 새로운 소리가 들리는, Astro Bits의 이상한 나라에 도착한 당신에게 그는, '일상이란 볼 때마다 다른 풍경이 보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결국 그것과 당신,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우주의 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