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온스테이지 270번째 김사월

온스테이지 270번째 김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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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월

앨범유형
싱글/EP , 블루스/포크 / 가요
발매일
2016.06.28
앨범소개
ONSTAGE. 포크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첫 솔로 앨범 [수잔]은 이런 가사로 시작된다. '소녀 같은 건 / 소년스러운 건 어울리지 않아'. 자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 지 보다 무엇이 어울리지 않는지를 먼저 알아버린 소녀. 젊음의 무한함 보다는 덧없음을 먼저 깨달아버린 그 소녀는 그러나 스스로의 삶 속에서 무던히도 바쁘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야 하는 / 젊은 여자의 시절'이 지나면 / 이런 것이 슬프지 않겠지 / 이런 것이 두렵지 않겠지'('젊은 여자')라며 지금을 자조하다가도 '아름다워 네 모든 게'('아름다워')라 홀린 듯 자신을 긍정하고, '가망 없는 너와 잠시라도 / 꿈꿀 수 있다면 어디라도'('꿈꿀 수 있다면 어디라도')라며 뜨거운 욕망을 드러내기를 서슴지 않는다. 수잔과 함께한 나날에 대한 이 서늘한 기록은 아직도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한 소녀의 목소리를 따라 맑고 넓게 퍼져 나간다. 이 소녀의 모든 것이 모조리 궁금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김사월은 온스테이지를 통해 이미 한 번 소개된 적이 있는 아티스트다. 7곡이 담긴 EP [비밀] 한 장으로 2014년 음악계를 뒤흔들어 놓았던 듀오 김사월X김해원의 명의로였다. 공개 당시 무척 좋은 반응을 얻었던 영상 전체를 뒤덮고 있던 것, 그리고 글을 통해 묘사된 그들을 아우르는 단어는 '비밀', 그리고 '관능'이었다. 바로 눈 앞에 서로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 공허한 눈을 하고 무언가를 갈급히 쫓던 두 사람의 모습과 연주는 짙은 잔상으로 남았다. 그리고 그 비밀스런 관능의 모든 시작은, 김사월이었다.

앨범과 공연 할 것 없이, 김사월의 노래하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보는 사람을 긴장시키는 구석이 있다. 단 한 번도 가진 카드 전부를 내보이는 법 없이 보일 듯 말 듯 한 지점에서 문득 이야기를 멈춰버리는 사람. 언제 드러날 지, 언제 멈춰버릴 지 모르는 도통 예측 불가능한 그 전개는 타고난 능숙함으로 끊임 없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영상 내내 무언가에 홀린 듯 김사월의 입매를 클로즈업하는 카메라는 아마도 그런 우리의 마음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마냥 꿈 꾸는 눈으로 '같은 곳에서 같은 속도로 심장이 뛴다면 / 당신의 꿈속으로 접속할 수도 있겠죠'('접속') 노래하던 입술은 어느새 표정을 바꿔 '그대 귀를 더럽힌 어떤 누구의 혀라도 / 뽑아버렸으면 해요'라며 불온한 말을 내뱉는다. 다시 한 번, 이 여자가 궁금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런 그녀의 비밀스러운 속내를 그대로 시각화한 듯한 촬영 장소는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광명 동굴이다. 장소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축축한 인상을 전하는 첫 곡 '접속'은 김사월X김해원의 파트너이자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김해원이 김사월이 부르는 것을 듣고 이 사람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 처음 마음을 먹게 한 노래다. 이어지는 '머리맡'까지, 김사월과 그녀의 목소리가 돋보이는 순간을 누구보다 오래 꿈꿔왔을 그의 섬세한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마지막 곡 '악취'는 앨범 [수잔]에서도 이 영상타래에서도 무척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곡이다. 싱어송라이터이자 보컬리스트인 김사월의 세계가 어떤 이야기와 얼마큼의 무게, 온도까지 담아낼 수 있는 지 측정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하는 곡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험은 성공적이다.